주말인데 진짜 속이 뒤집혀서 글 씁니다. 도저히 안 쓰면 병 날 것 같아서요.
저 결혼 2년차고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집에서 일해요. 평일에도 마감 쫓기느라 정신없는데 오늘 오전에 시댁에 잠깐 들렀다가 제대로 걸렸습니다. 현관문 열자마자 거실 매트 위에 시누이 애 둘 앉아있고 시누이는 소파에 다리 꼬고 앉아 있더라고요.
그때 시어머니가 주방에서 나오시더니 대뜸 제 팔을 잡고 그러세요. “시누 오늘 오랜만에 약속 하나 있는데 네가 애들 좀 봐주면 안 되겠니? 너는 아직 애도 없고 손 빠르고 야무지잖니.” 진짜 뜬금없이요.
제가 어이가 없어서 “어머님 저 오늘 마감 두 개나 밀려있어요. 주말엔 저도 좀 쉬어야죠” 했더니 표정이 싹 굳으시더라고요. “가족끼리 그게 할 말이냐? 시누는 일주일 내내 애 둘 혼자 보느라 몸이 다 상했는데 올케라는 애가 그걸 못 봐주냐?” 하면서 목소리부터 확 높아지셨어요.
옆에 있던 시누이는 미안한 척도 없이 “올케 우리 애들 착해 금방 다녀올게!” 하고는 화장품 쇼핑백 흔들면서 현관문 쾅 닫고 나가버렸어요. 결국 저는 노트북 켜지도 못하고 거실 매트에 갇혀서 6시간 내내 애들 뒤치다꺼리했습니다. 애들 한 명이 울면 다른 한 명이 따라서 울고 시어머니는 소파에 앉아 TV 볼륨만 키우시고, 저는 주방에서 이유식 데우고 기저귀 갈고 치우느라 허리가 끊어지는 줄 알았어요.
제일 어이없던 건 시누 돌아왔을 때예요. 양손에 쇼핑백 가득 들고 들어오더니 “밥은 먹였어? 수고했네” 딱 한마디 하고 애들 챙겨서 나가버리는 거예요. 시어머니는 제가 설거지 하나 덜 닦은 것만 보고 “너 그렇게 애 보면 나중에 네 애는 어떻게 키우려고 그러냐”면서 면박을 주시더라고요.
제가 며느리입니까 베이비시터입니까? 시댁에서 생활비 조금 보태준다고 이렇게 사람 부려먹어도 되는 건가요? 남편한테 얘기해봤자 매번 엄마 편만 들 텐데 진짜 이 집이랑 인연 끊고 싶은 심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