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어요. 지금 너무 혼란스러워서 오타가 나도 좀 이해해주세요. 저는 작은 비즈니스 호텔에서 야간 프런트 정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30대 초반 여자입니다. 결혼한 지는 3년 됐고요.
남편은 사업 망한 뒤로 1년 넘게 집에서 놀고 있어요. 제가 오후 10시에 출근해서 아침 7시에 퇴근하는 밤낮 바뀐 생활을 하면서 야간 수당까지 긁어모아 그 빚이며 생활비며 다 감당하고 있습니다. 몸은 매일 부서지는 것 같은데 그래도 사랑하니까, 우리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거라 믿으면서 버텼어요.
그런데 오늘 아침 퇴근하고 돌아와서 식탁 위에 놓인 카드 명세서를 봤어요. 제 명의 서브카드를 남편이 쓰고 있거든요. 맨 위에 찍힌 결제처 이름이 너무 익숙해서 심장이 쿵 내려앉았습니다. 제가 어제 밤새 로비에서 체크인 받으며 지키고 있던 바로 그 호텔이었어요.
결제 시각은 어제 밤 11시 45분, 제가 프런트에서 퇴실·체크인 몰려서 정신없이 키보드 두드리던 그 시간입니다. 저희 호텔은 A동 B동 두 동으로 나뉘어 있고 정문 말고도 측면 출입구랑 주차장 쪽 문이 따로 있어서 프런트에 앉아서는 모든 출입자를 다 볼 수 없어요. 그런데 제가 1층 로비를 지키는 바로 그 시간에, 그 건물 위층 객실 중 하나에 제 남편이 있었다는 게 믿기지가 않습니다.
생각해보니 어제 야간 예약 리스트에 남편 친구 이름이 하나 있었어요. 평소에도 가끔 우리 호텔 잡는 친구라 ‘설마’ 하고 넘겼는데 지금 보니 그게 남편이 가명으로 쓴 거거나 친구가 대신 예약해준 거 같아요. 남편 친구들은 제가 이 호텔 야간 프런트인 걸 다 알고 있거든요.
제가 1층에서 진상 손님한테 허리 숙여 사과하고 있는 동안 제 남편은 제가 번 돈으로 긁은 제 카드로 위층 객실을 잡고 어떤 여자랑 올라갔을까요? 심지어 그날 새벽에 객실 청소 보조가 부족해서 제가 잠깐 7층 복도 리넨 정리 도와주러 올라갔었는데, 복도 끝 객실에서 남편이랑 체형이 너무 비슷한 남자가 여자 허리를 감싸고 문 열고 들어가는 걸 봤습니다. 너무 피곤해서 헛것 봤겠지 하고 스스로 달래며 내려왔는데 말이에요.
그게 헛것이 아니었나 봅니다. 제가 바보였어요. 제가 일하는 호텔에서, 제가 밤새 번 돈으로 다른 여자랑 자다니 이게 사람이 할 짓인가요? 지금 남편은 아무것도 모른 채 제 옆에서 코 골며 자고 있어요. 당장 깨워서 나가라고 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제 오해라고 한 번만 더 물어봐야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너무 예민한 걸까요?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