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금 너무 당황해서 키보드가 제대로 안 눌리네요. 점심까지만 해도 평범한 하루인 줄 알았는데 제 직장에서 이런 미친 일이 터질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아직도 심장이 쿵쾅거려서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저는 중견기업에서 기획 파트 과장으로 일하는 30대 후반 워킹맘이고요, 결혼 10년 차에 초등학생 아들 하나 키우고 있습니다. 남들 보기엔 부족함 없이 산다고 생각했어요. 집안일이든 아이 성적이든 제가 하나부터 열까지 틀어쥐고 관리해야 돌아가는 집이라는 생각에 매일 스스로를 몰아붙였거든요. 남편 월급은 당연히 생활비고 애 학원은 제가 알아서 레벨 맞춰 보내고, 전 다 가족 잘 되라고 한 건데 그 결과가 이겁니다.
오늘 오후 2시쯤이었어요. 회의 자료 출력해서 탕비실 옆 회의실로 들어가려는데 1층 안내데스크에서 연락이 왔어요. 로비에서 저를 찾는 여자가 있다더군요. 거래처인가 싶어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가는데, 로비 대리석 바닥에 힐 소리 쩍쩍 울리며 서 있던 여자가 제 얼굴 확인하자마자 대뜸 손을 올리더라고요. 피할 틈도 없이 뺨에서 쫙 소리가 났고, 유리문 앞 소파에 앉아 있던 팀원 두 명이랑 지나가던 타부서 직원들까지 전부 그 장면을 정지화면처럼 쳐다봤습니다.
얼굴이 얼얼해서 멍해 있는데 그 여자가 코앞까지 들이대면서 독기 서린 목소리로 쏘아붙이더군요. '네 남편이 왜 나한테 왔겠어? 밖에서는 유능한 척 과장 달고 폼 잡으면서 정작 집안 하나 제대로 못 챙기니까 그렇지. 남편 들들 볶고 가정관리 못한 네 잘못이야. 너 같은 여자랑 사는 게 불쌍해서 내가 대신 좀 챙겨준 거야' 딱 이렇게요.
진짜 피가 머리끝까지 솟더군요. 그 순간 바로 알겠더라고요, 남편이랑 바람난 여자라는 거. 근데 가해자 주제에 피해자인 제 회사 로비까지 쳐들어와서 수십 명 앞에서 뺨을 때리고 모욕을 준다는 게 말이 됩니까? 제가 뭘 못 챙겼다는 거죠? 밖에서 벌어오고 애 성적 관리하고 남편 체면 세워준 게 죄입니까?
결국 보안팀 두 명이 양팔 잡고 끌고 나가는데도 끝까지 저를 노려보며 비웃더라고요. 지금 뺨은 시뻘겋게 부어올랐고 귀까지 웅웅거립니다. 더 미칠 일은 이미 사내 메신저로 소문이 쫙 퍼졌다는 거예요. 내일 출근해서 팀원들 얼굴을 어떻게 봐야 할지 눈앞이 캄캄합니다. 그 자리에서 바로 경찰 불렀고 CCTV 원본 보존 요청도 해뒀습니다. 이런 인간 법으로 제대로 끝장낼 방법 없습니까? 제 인생이 그냥 박살난 기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