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5살 공시생 딸입니다. 지금 너무 억울해서 글 써요. 제발 저희 엄마 좀 봐주세요.
작년 가을부터 독서실 등록해놓고 주말마다 편의점 알바 뛰면서 명절 용돈이랑 엄마가 주는 용돈 30만원에서 5만원씩 쪼개서 200만원을 만들었어요. 이건 시험 끝나면 제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 사려고 진짜 밥도 안 사 먹고 모은 피 같은 돈이에요.
노란 대봉투에 만원짜리 200장을 차곡차곡 넣어서 제 방 책꽂이 맨 안쪽, 잘 안 보는 전공책 뒤에 세워 숨겨뒀거든요. 어제 저녁에 확인하려고 책을 제끼는데 봉투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어요. 심장이 쿵 내려앉더라고요. 이 집엔 저랑 엄마 단 둘뿐인데 누가 가져갔겠어요.
엄마한테 노란 봉투 못 봤냐고 물으니까 처음엔 어깨 으쓱하면서 모른다고 잡아떼더니 제가 울면서 책꽂이 자리까지 짚어가며 따지니까 갑자기 얼굴 싹 굳히면서 하는 말이 어이가 없어요. 아 그거? 그건 내 장 볼 돈이야. 내가 잠깐 거기 넣어둔 건데 네 돈이라고 우기면 어떡하니? 이러는 거예요.
말이 돼요? 제 방 책꽂이 깊숙한 곳에 엄마가 장 볼 돈 200만원을 왜 둬요? 제가 알바비 입금 내역까지 보여준다니까 대뜸 제 얼굴을 빤히 쳐다보면서 희○아 너 요즘 공부하느라 머리가 좀 이상해진 것 같다 있지도 않은 돈을 있다고 착각하는 거 아니니 자꾸 이러면 엄마가 무섭다 병원 한번 가보자 이러면서 저를 이상한 사람 만드는데 진짜 소름이 끼쳤어요.
제 피 같은 돈 다 가져가놓고 기억도 못 하는 사람 취급하니까 미치고 팔짝 뛰겠어요. 이미 자기 빚 메우거나 어디 써버린 거 아닐까 불안해서 잠도 안 와요. 제가 예민한 건가요 어떻게 해야 이 돈을 찾을 수 있을까요?
결국 그날 바로 짐 싸서 나와 친구 자취방에 얹혀 지내고 있어요. 엄마는 아직도 네가 어딘가에 잃어버린 거라며 잡아떼면서 아무 일 없다는 듯 반찬 가져가라, 밥은 먹었냐 문자를 보내는데 전부 무시하고 있어요.
뒤늦게 알고 보니 엄마가 그 노란 봉투 돈으로 사촌 언니 박○○ 결혼식 축의금을 크게 내버렸더라고요. 자기 체면 세우겠다고 딸이 피땀 흘려 모은 200만원을 그렇게 써버렸다는 게 믿기지 않아 손이 떨렸어요. 이제 공부고 뭐고 돈부터 다시 모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에요.
엄마와는 인연 끊는다고 마음먹었고 당장 소송까지는 어렵더라도 어떻게든 그 돈은 받아낼 거예요. 그동안 걱정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하고, 진짜 독립하려고 주말 알바를 하나 더 늘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