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30대 중반 전업주부입니다. 남편이 전문직이라 집안 살림하면서 딸 하나 키우고 있어요.
며칠 전 친동생처럼 아끼던 동생을 집으로 초대해 저녁을 대접했습니다. 작년에 백화점 VIP 프리오더로 어렵게 구한 한정판 칠기 젓가락 세트인데, 아까워서 장식장에만 모셔두다가 그날 처음으로 꺼냈거든요. 테이블 매트까지 깔고 세팅 완벽하게 해줬죠.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게 잘 끝났습니다. 그런데 식사 끝나고 동생이 화장실에 간 사이 거실 소파에 올려둔 동생 토트백 지퍼가 반쯤 열려 있더라고요. 그냥 흘끗 봤는데 안에서 낯익은 자개 광택이 반짝하는 겁니다. 자세히 보니 제 젓가락 한 짝이 동생 파우치 옆에 비스듬히 꽂혀 있더군요.
진짜 심장이 쿵 내려앉았습니다. 멀쩡히 밥 잘 먹다가 남의 집 젓가락을 왜 가방에 쑤셔 넣어요? 혹시 제가 잘못 본 건가 싶어 동생 나오자마자 일부러 젓가락 정리하는 척 개수 세는 시늉을 했더니, 제 눈 마주치자마자 얼굴이 시뻘게져서는 시선 피하더라고요. 그러더니 갑자기 급한 연락 왔다면서 외투도 제대로 안 챙기고 현관으로 도망치듯 나가버렸습니다.
그 뒤로 카톡도 전화도 전부 씹고 있습니다. 이거 그냥 신고해야 할까요? 제가 예민한 건가요? 그 젓가락 세트가 돈으로도 의미로도 제겐 진짜 소중한 물건이라 배신감이 너무 큽니다. 믿었던 애한테 뒤통수 맞으니까 며칠째 잠이 안 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