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한 지 딱 3개월 된 새댁입니다 지금 주방 식탁에 앉아 있는데 너무 당황해서 키보드가 제대로 안 눌리네요 제목 그대로 제 20대 7년이 통째로 증발해버렸습니다
대학 졸업하자마자 중소기업 사무직으로 들어가서 진짜 이를 악물고 모았어요 친구들 명품백 메고 해외여행 사진 올릴 때 저는 회사 탕비실에서 편의점 도시락 데워 먹고 3년 신은 니트 돌려입으면서 5천만원을 만들었거든요 친정엄마 돈 한 푼 안 보태고 제 월급 280에서 쪼개고 쪼개 만든 피땀 섞인 혼수자금 그 자체였습니다
남편 박**은 연애 때는 번듯한 IT 개발자였고 입만 열면 투자는 자산관리다 재테크는 필수라며 똑 부러지게 말하던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믿었죠 결혼하자마자 우리가 같이 관리하면 더 불어난다며 제 인감도장이랑 통장 비번 OTP까지 홀랑 넘겨준 게 제 인생 최대의 실수였습니다 결혼하면 알아서 철들겠지 하고 눈감은 거죠
오늘 아침 9시 냉장고 할부금이 빠져나가는 날이라 알림 기다리는데 띵 하고 잔액부족 문자가 오더라고요 어? 분명 5천만원 그대로 있어야 하는데 싶어 거실 소파에 앉은 채로 은행 앱을 켰는데 잔액 42,700원 찍힌 걸 보고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습니다 심장이 쿵 내려앉으면서 눈앞이 하얘지더라고요
퇴근하고 들어온 남편 붙잡고 이 돈 다 어디 갔냐고 울면서 따졌더니 표정이 진짜 가관이더군요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어깨 으쓱하면서 이번에 비트코인 변동성이 커서 한탕 제대로 먹으면 두 배로 불려서 효도도 하려 했다는 겁니다 제가 우는데 한다는 소리가 더 어이가 없었어요
야 따서 1억 됐으면 그거 다 네 돈 될 거였잖아 결과는 좀 아쉽게 됐지만 5천 가지고 왜 이렇게 쩨쩨하게 구냐 남자가 꿈이 크면 좀 밀어줘야지 이해 좀 해라 정확히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5천만원이 쩨쩨한 돈인가요 저는 7년을 도시락으로 버텨 만든 돈인데 이 인간은 며칠 만에 코인판에 다 처박고 오히려 저를 속 좁은 여자로 몰아세웁니다 지금은 현관문 쾅 닫고 캐리어 끌고 나가버렸고 저는 텅 빈 통장 내역만 뚫어지게 보고 있습니다 제가 예민한 건가요 이게 같이 밥 먹는 사람이 할 짓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