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하소연할 데가 없어서 여기다라도 씁니다. 저는 32살, 세 살 딸 하나 키우는 프리랜서 웹디자이너 워킹맘이에요. 작업실이 집이라 손이 모자란데 10분 거리에 사시는 시어머니가 매일 아침 9시 칼같이 오셔서 거실 매트 깔아놓고 아이를 봐주십니다. 저도 할 도리는 한다고 했어요. 명절·생일엔 용돈 두둑이 챙겨드리고 백화점 가서 옷이랑 가방도 사다 드리고 맛집도 모시고 다녔거든요. 어머니도 늘 '우리 은*이가 제일 이쁘다' 하시면서 웃으셔서 남들 다 고부갈등 할 때 우리 집만 천국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석 달 전부터 제가 매일 눈팅하는 지역 맘카페에 저를 저격하는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그냥 우연히 마주친 사람이 쓴 줄 알았죠. '은*맘 오늘 카페에서 가방 자랑하던데', '애는 시할머니한테 맡겨놓고 본인은 맨날 브런치 카페에서 수다 떤다' 이런 식이었어요. 근데 점점 도가 지나치더니 아예 대놓고 아이를 건드리더라고요. '애 말이 또래보다 느린 건 엄마가 치장하느라 방치해서 그렇다', '엄마 닮아 느리고 둔하다'는 댓글까지 달리는데 그거 보는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더라고요.
화가 나서 도저히 못 참겠어서 IT 쪽 아는 지인한테 부탁해 글들 IP를 뽑아봤어요. 대조해보니 집 와이파이 IP랑 똑같거나, 낮 시간대에 찍힌 모바일 IP가 시어머니 폰 기종이랑 정확히 겹치는 거예요. 설마 싶어서 오늘 점심에 아이 맡기러 갔다가 어머니가 화장실 간 2분 사이에 소파 팔걸이에 올려둔 핸드폰을 몰래 열어봤어요. 카페 앱 들어가니 자동 로그인된 아이디가 그 'lovely_gran'이었고, 제 딸을 '발육 느리고 못생겼다'고 조리돌림하던 계정이 그대로 떠 있더라고요.
기록 더 내려보니 제가 명품백 사드린 날 저녁에도 '쥐꼬리만한 돈 벌면서 사치 부리는 며느리 때문에 아들 등골 휜다'는 댓글을 달아놓으셨더라고요. 거실에서는 세상 다정한 할머니인 척 손주 안고 뽀뽀하면서 뒤에선 그 손주가 느리다며 동네방네 욕을 퍼붓고 있었던 거예요. 가족이 어떻게 이럴 수 있죠? 제가 어머니를 부려먹는다고 생각하신 건지, 그냥 일하는 며느리 자체가 꼴보기 싫으셨던 건지 모르겠어요. 지금 소름 끼쳐서 다시는 아이를 맡길 엄두가 안 나고, 남편한테 말해도 믿어줄지 모르겠어요. 이 기막힌 관계를 어떻게 끊어내야 할지 머리가 하얗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