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금 너무 놀라 글자가 두 개로 보여요.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아 숨을 몰아쉬며 씁니다. 결혼 5년 차, 세 살 딸 하나 키우는 평범한 전업주부입니다.
어제 오후 3시쯤이었어요. 식탁 위에 던져둔 남편 폰에서 카드 결제 알림이 울리더라고요. 서로 비번 공유하는 사이라 무심코 화면을 켰는데 결제처가 또렷하게 ‘XX 산후조리원’ 찍혀 있고 금액은 450만 원이었습니다. 저희 아이는 이미 세 살인데, 누구 조리원비를 왜 우리 카드로 긁냐는 생각에 머릿속이 하얗게 비더라고요.
남편이 밤 8시쯤 현관문 열고 들어오자마자 신발도 벗기 전에 폰 화면을 들이밀고 따졌습니다. 처음엔 거래처 직원이 급해서 자기 카드 빌려달라 했다며 얼버무리더니, 제가 당장 조리원에 전화해서 확인하겠다고 버럭 하니까 그제야 꼬리를 내리더군요. 1년 넘게 만난 여자가 얼마 전 애를 낳았고, 그 여자 2주짜리 조리원비를 제 명의 카드로, 제가 1년 넘게 한 푼 두 푼 모아둔 포인트까지 탈탈 털어 결제했다는 겁니다.
기가 막혀서 당신 제정신이냐,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냐고 울부짖었더니 돌아오는 말이 더 황당합니다. 오히려 저를 노려보며 독한 년, 무서운 년이라고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그 여자도 출산했으니 몸조리는 해야 하지 않냐, 같은 여자끼리 그 정도 연민도 없냐는 겁니다. 자기는 애 아빠로서 당연한 도리를 한 건데 제가 히스테리 부리며 일을 키운다고 적반하장이에요.
세상에 어느 본처가 상간녀 조리원비 대신 내준 남편한테 연민을 가져요? 저는 그동안 남편만 믿고 집안이며 아이며 다 챙기며 살았는데 돌아온 게 이거라니 피가 거꾸로 솟더라고요. 그 여자는 20대 초반이라더군요. 남편은 이제 그 여자랑 아이 책임져야 하니 조용히 정리하자고 합니다. 양육비는 주겠다면서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자기가 갖겠다고 당당하게 말하더라고요.
지금 아이는 안방에서 곤히 자고 저는 거실 바닥에 주저앉아 이불도 없이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혼은 당연히 할 생각인데, 저 뻔뻔한 두 사람을 법이 허용하는 선에서 가장 아프게 만들 방법이 뭘까요. 제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가는데 저쪽은 새 생명이라며 미역국 떠먹으며 호강하고 있겠죠. 생각할수록 피눈물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