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진짜 너무 어이없고 기가 막혀서 하소연할 데도 없어 글 올려봐요. 제가 예민한 건지 제발 냉정하게 봐주세요.
지난달 마지막 주말이었어요. 남편이 1박2일 회사 워크숍이라며 지방으로 내려갔거든요. 저는 아이 데리고 친정에 가 있었고요. 그 주말 내내 남편은 일정 빡세다, 회의다 술자리다 하면서 카톡은 읽씹에 전화는 딱 한 통 40초 만에 끊더라고요. 피곤하겠거니 하고 이해했죠.
그런데 오늘 저녁 8시쯤 남편이 제 노트북 빌려서 검색 좀 한다더니 검색창 켜둔 채 화장실에 들어간 거예요. 화면에 숙박 예약 앱이 떠 있었는데 남편 아이디로 로그인돼 있더라고요. 마침 상단에 '이용 후기 작성 완료' 알림 배너가 떠 있길래 무심코 눌러봤습니다.
거기 뜬 문장 보고 심장이 쿵 내려앉았어요. '사랑하는 아내와 오랜만에 오붓한 주말이었네요. 룸 컨디션도 좋고 조식도 훌륭해서 아내가 너무 만족했습니다. 다음에 또 방문하고 싶네요.' 사진도 세 장 올라와 있었는데, 조식 뷔페 테이블 맞은편에 앉은 여자 손이 살짝 찍혔더라고요. 손목에 걸린 시계가 딱 보이는데 제가 1년째 갖고 싶다고 노래 부르던 그 한정판 시계예요. 남편한테 조르니까 비싸다고 다음에 사주겠다던 그 시계요.
그 주말 저는 친정 거실에서 아이랑 자고 있었는데 남편은 대체 누구랑 '아내' 놀이를 한 걸까요? 그것도 제 아이디도 아니고 자기 아이디로 떳떳하게 후기까지 남기는 그 뻔뻔함에 소름이 끼쳐 미치겠어요. 지금 남편은 화장실에서 나와 거실 소파에 눕다시피 기대 아무 일 없다는 듯 티비 보고 있는데, 당장 따져 물어야 할까요 아니면 증거를 더 모아둬야 할까요? 가슴이 터질 것 같아 잠도 안 옵니다.
그날 이후 며칠간 피 말리는 추적을 이어갔다. 남편 카드 내역을 샅샅이 뒤지니 숙박 결제뿐 아니라 그 주말 명품 매장에서 긁은 큰 금액의 할부 내역도 나왔다. 상대는 남편 회사 동기였고 두 사람은 이미 반년 넘게 관계를 이어오고 있었다. 제가 아이와 친정에 갈 때마다 워크숍이나 출장을 핑계로 만나왔던 것이다.
더 기가 막힌 건 그 여자가 제 계정을 몰래 팔로우하며 제가 갖고 싶어 하던 옷과 소품을 그대로 따라 사서 남편과 데이트를 즐겼다는 점이었다. 숙박 앱 후기도 그 여자의 기를 살려주려고 남편이 일부러 아내인 척하며 남긴 것이었다.
저는 바로 이혼 전문 변호사를 찾아 후기와 카드 내역 등 확보한 자료를 들고 소송을 준비했다. 남편은 처음엔 발뺌하다가 물증을 들이밀자 무릎을 꿇고 빌었다. 이미 마음은 돌아선 뒤였다. 현재 양육권은 제가 갖는 쪽으로 정리됐고 상간 소송도 진행 중이다. 남편 회사 안에서도 소문이 퍼져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고 한다. 가정을 지키려던 노력이 이렇게 배신당해 허무하지만 이제라도 진실을 알게 돼 다행이라 여기며 새로운 시작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