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람 속 뒤집는 재주도 가지가지네요. 애 낳은 지 딱 45일 됐는데 온몸이 몽둥이로 두들겨 맞은 것처럼 쑤시고 욱신거려요. 바닥에 맨발 디디면 발바닥부터 시큰한 바람이 타고 올라와서 두꺼운 수면양말 없인 화장실 한 번을 못 가겠어요. 산후풍이 이렇게 지독한 건 줄 알았으면 결혼이랑 출산이고 뭐고 다시 생각했을 겁니다.
제가 너무 끙끙대니까 남편이 멋대로 시어머니를 불러버렸어요. 솔직히 오셔서 거실에 산더미처럼 쌓인 애기 빨래 싹 돌려주시고 텅 비었던 냉장고에 미역국이랑 밑반찬으로 꽉 채워주신 건 맞아요. 근데 그거 해줬다고 제 속을 박박 긁어놓으면 그게 무슨 도움이 되냐고요.
손목이 끊어질 것 같아서 파스 냄새 풀풀 풍기면서 안방에 누워 있는데 노크도 없이 문을 벌컥 여시더니 대뜸 혀를 차시더라고요. '얘, 너는 참 유난도 풍년이다. 나는 말이야 애 셋 낳고 다음날 바로 냇가 나가서 찬물에 빨래하고 밭 매고 다 했다. 요즘 애들은 몸이 솜사탕으로 됐나 봐.'
그 소리 듣자마자 머리 꼭대기까지 피가 솟더라고요. 제가 눈물 찔끔거리면서 뼈마디가 시리다고 하니까 코웃음 치면서 하는 말이 가관이었어요. '그건 다 마음먹기에 달린 거야. 네가 곱게 커서 엄살이 심한 거지. 나 봐라, 애 셋 낳아 잘 키워놓고 지금도 팔팔하지 않니? 너처럼 입만 열면 아프다 하면 집안에 우환 든다.'
참다참다 결국 소리를 질러버렸어요. '어머니! 그럼 그 좋았던 옛날로 지금 당장 돌아가세요! 제가 어머니 애 셋 키운 무용담 들으려고 오시라고 한 줄 아세요? 여긴 제 집이니까 당장 짐 싸서 나가세요!'
어머님 얼굴이 시뻘게져서 보따리 싸들고 나가버리셨고 남편은 저보고 독한 년이라며 정이 뚝 떨어진다고 하네요. 제가 온몸이 쑤셔서 제정신도 아닌데 도와주러 와놓고 라떼 타령으로 사람 조롱하는 게 정상인가요? 전 이제 시댁이랑은 진짜 끝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