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째 밤을 꼬박 새웠습니다. 퇴근한 남편 셔츠 소매에서 맡았던 낯선 파우더 냄새, 새벽 두 시만 되면 서랍 안에서 부르르 떨리던 무음 진동... 가슴이 그냥 타들어가는 기분이었죠. 다섯 살 딸이 거실에서 라면 끓여달라고 칭얼대도 귓등으로도 안 들리더군요. 머릿속은 온통 블랙박스 메모리 복구해서 그 둘 목소리 한 마디라도 더 건지려는 생각뿐이었으니까요.
흥신소에 돈 주긴 아까워서 제가 직접 뛰었습니다. 조수석 밑에 붙여둔 위치추적기 앱을 수시로 확인하면서 매일 밤 그 여자 오피스텔 1층 주차장 화단 뒤에 차 세워두고 잠복했죠. 그러다 오늘 새벽 한 시 반쯤, 술에 취해 휘청이며 로비 자동문으로 함께 사라지는 두 실루엣을 제 눈으로 봤습니다. 그 순간 머리끝부터 피가 역류하는 느낌이 뭔지 알겠더군요.
도어락 번호요? 남편 폰 미러링해둔 걸로 진작 알아냈죠. 삑 소리 나게 열고 들어가니 원룸 거실 바닥엔 와인병이 두어 개 굴러다니고, 남편이랑 그 여자가 소파에 딱 붙어 있더군요. 제가 문 박차고 들어가니 남편은 바지춤 추스르며 벌떡 일어나 말도 못 하는데, 그 여자는 흐트러진 머리를 손으로 쓸어 넘기더니 저를 정면으로 빤히 보더군요. 그러더니 코웃음 치면서 내뱉더라고요.
"어머 언니 대박이다, 진짜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네? 근데 고작 이거 하나 때문에 이 새벽에 집까지 찾아와요? 솔직히 좀 구질구질하지 않아요?"
고작 이거라니요, 제 가정은 박살 나고 다섯 살짜리 애는 아빠 잃게 생겼는데 그 여자는 그냥 택배 오배송 온 사람 취급하듯 저를 비웃더군요. 남편이라는 인간은 그 와중에 그 여자 앞으로 몸 막아서더니 제 팔을 잡아끌면서 진정하라며 일단 나가서 나중에 얘기하자고 밀쳐내더라고요. 그 힘에 현관 매트 위로 넘어져 엉덩방아 찧는 순간 머릿속이 그냥 백지가 됐습니다.
지금 편의점 창가 자리에서 손 덜덜 떨면서 이 글 씁니다. 그 여자 따귀라도 한 대 못 갈기고 나온 게 맺혀서 미치겠네요. 법이니 절차니 다 집어치우고 당장 다시 올라가서 다 뒤엎고 싶은 심정입니다. 제가 유난 떠는 건지, 저 두 사람이 진짜 탈만 사람인 건지... 제발 사람들 의견 좀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