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저희 집 안방에서 벌어진 일인데 아직도 너무 놀라서 글 씁니다. 이게 제정신인 사람이 할 짓인가 싶어서 소름 끼쳐서 올려요.
딸 이제 만 세 살이에요. 오후 세 시쯤부터 37도대 미열이 있길래 해열제 챙겨야지 하면서 지켜보고 있었거든요. 근데 단톡방 알림 확인하느라 정신 팔린 사이에 타이밍을 살짝 놓쳤어요, 솔직히 좀 깜빡했고요. 아무튼 밤 아홉시 넘어가니까 열이 39도까지 확 치솟는 거예요. 거실 소파에 누워 TV 보던 남편한테 애가 이상하다고 소리를 질렀어요, 빨리 와보라고.
남편은 슬리퍼 질질 끌면서 마지못해 안방으로 들어오더니 애 이마에 손등 한번 대는 시늉만 슥 하고는 '애들은 원래 아프면서 크는 거야, 유난 떨지 마' 이러는 겁니다. 그러고는 바로 몸 돌려 나가려는데 제가 애 눈 초점이 풀리고 흰자만 보이는 것 같다고 소리 지르면서 팔을 붙잡았어요.
그 순간 애가 제 품에서 몸을 뻣뻣하게 굳히더니 덜덜 떨면서 경련을 시작했어요. 눈은 위로 까뒤집히고 팔다리는 제멋대로 버둥거리는데 저는 머리가 하얘져서 애를 끌어안고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 집어 들고 119 누르려고 했거든요. 근데 남편이 제 손목을 확 잡더니 진짜 태연하게 하는 말이 '그냥 냅둬, 지금 가서 달래주면 나중에 더 엄살 부려, 교육상 이런 건 스스로 이겨내게 두는 게 맞아' 이러는 겁니다.
사람 맞냐고요? 자기 핏덩이가 눈 뒤집고 온몸 떨고 있는데 그걸 교육 타령하면서 방관하는 게 부모가 할 짓입니까? 제가 미친 사람처럼 울부짖으면서 남편 손 뿌리치고 겨우 119 눌렀어요. 지금 구급차 타고 병원 가는 중인데 남편은 옆자리에서 팔짱 끼고 한숨만 푹푹 쉬고 있어요, 피곤한데 왜 일을 키우냐는 얼굴 그대로 하고.
지금 응급실 도착해서 애는 바로 처치실로 들어갔고 저는 복도 의자에 앉아 이 글 쓰고 있어요. 심장은 터질 것 같고 손은 계속 떨려요. 이런 인간이랑 어떻게 한 집에서 애를 키워요, 이혼밖에 답이 없겠죠? 같이 있는 것 자체가 소름 돋고 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