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한 지 이제 딱 석 달 된 신입 새댁입니다. 남편과는 3년 연애 끝에 결혼했고, 시댁 식구들과도 큰 갈등 없이 지내왔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정말 제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터졌네요.
제 시누이는 지금 2년째 영화배우를 꿈꾸며 오디션을 보러 다니는 배우 지망생입니다. 평소에도 자기 연기 연습한다며 거울 앞에서 중얼거리고, 가족 모임 때도 갑자기 눈물 연기를 보여주는 등 좀 유별난 구석이 있긴 했어요. 하지만 꿈을 향한 열정이라 생각하고 저도 응원을 많이 해줬습니다. 그런데 그 '열정'이 제 소중한 결혼식을 난장판으로 만들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사건은 얼마 전 시누이가 대형 기획사 오디션에 1차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온 가족이 축하해주는 분위기였고 저도 진심으로 축하의 뜻을 전했죠. 그런데 시누이가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며 '연기 영상' 하나를 가족 단톡방에 올렸는데, 그걸 보고 저는 정말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습니다.
그 영상은 다름 아닌 제 결혼식 날, 신부 대기실에서 제가 감정이 북받쳐서 엉엉 울고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사실 그날 제가 돌아가신 친할머니 생각이 나서 잠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신부 대기실 구석에서 메이크업이 지워질 정도로 울었거든요. 이건 정말 저만의 지극히 사적인 순간이었고, 당시 웨딩 촬영 작가님께도 이 장면은 절대 편집본에 넣지 말아 달라고 간곡히 부탁드렸던 장면입니다.
그런데 시누이가 제 허락도 없이 그 영상을 몰래 찍었는지, 아니면 촬영 작가님께 가족이라고 속이고 원본을 받아냈는지 모르겠지만, 그걸 교묘하게 편집해서 본인이 제 곁에서 저를 위로하는 척하면서도 정작 카메라는 제 일그러진 얼굴과 오열하는 모습에 초점을 맞추게 해놨더라고요. 자막에는 '절친한 언니의 슬픔에 함께 아파하는 깊은 내면 연기'라는 식으로 적어놨고요.
너무 화가 나서 시누이에게 어떻게 상의도 없이 내 그런 추한 모습을 오디션용으로 쓸 수 있느냐고 따졌습니다. 그랬더니 시누이 하는 말이 가관입니다. '언니, 덕분에 내가 합격했잖아. 가족인데 이 정도 도움도 못 줘? 언니도 내가 유명한 배우 되면 좋잖아.' 라며 오히려 저를 속 좁은 사람으로 몰아가더라고요.
더 황당한 건 시어머니와 남편의 태도입니다. 시어머니는 '이미 제출한 거 어쩌겠니, 동생 앞길 열어준다 생각하고 기분 풀어라'라고 하시고, 남편은 한술 더 떠서 '그만큼 네가 연기를 잘 아는 사람처럼 예쁘게 울었나 보지. 좋게 생각하자'라며 제 속을 뒤집어 놓네요.
제 결혼식은 시누이의 오디션 세트장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그날 느꼈던 소중한 감정들이 누군가의 연기 커리어를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는 사실이 너무 치욕스럽고 눈물이 납니다. 합격이고 뭐고 그 영상을 당장 폐기하게 하고 싶은데, 제가 너무 예민한 건가요? 이런 집안 식구들과 앞으로 어떻게 얼굴을 보고 살아야 할지 막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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