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디 털어놓을 곳이 없어 결국 여기에 씁니다. 제목 그대로입니다. 남편 몰래 친정에 보내준 거금이 알고 보니 친오빠 도박 자금으로 전부 사라졌습니다.
저희는 결혼 5년 차입니다. 남편은 대기업에서 야근에 주말 출근까지 밥 먹듯 하며 한 푼 두 푼 악착같이 모았고, 저희 목표는 이번 달 중도금을 치르고 내년에 입주하는 것이었습니다. 남편은 저를 전적으로 믿고 월급 통장부터 청약, 비상금 계좌까지 전부 제 손에 맡겼습니다. 결혼할 때 집값의 90% 가까이를 남편이 부담했고 저는 친정이 어려워 거의 빈몸으로 왔는데도 남편은 단 한 번도 그걸로 생색낸 적이 없습니다.
그러다 작년 11월쯤부터 친오빠가 달라붙었습니다. 좋은 사업 아이템이 있는데 자본금만 조금 보태면 이번엔 진짜 자리 잡고 다 갚겠다고요. 친정엄마는 하루가 멀다 하고 전화해서 '오빠 이번에 또 무너지면 너 평생 가슴에 한이 남는다', '남편은 버는 게 많으니 티도 안 난다'며 죄책감을 후벼 팠습니다. 거절을 못하는 성격 탓에 통장 잔고 숫자가 가족을 살리는 버튼처럼 보였고, 저는 그걸 눌러버렸습니다.
처음 1천만 원을 시작으로 500만 원, 2천만 원씩 쪼개서 결국 7천만 원을 청약 통장과 비상금 계좌에서 빼내 보냈습니다. 남편 눈치 볼까 봐 가계부는 엑셀로 그럴듯하게 꾸미고 은행 앱 잔액 알림도 캡처해서 숫자만 바꿔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지난주에 친척을 통해 들었습니다. 오빠가 말한 사업은 처음부터 없었고, 제 돈은 해외 원정 도박이랑 사설 토토판에서 이미 다 날렸다는 겁니다.
오빠 집에 찾아가 울면서 따지니 이미 다 날렸는데 뭘 어쩌라는 식으로 오히려 큰소리를 치더군요. '네가 알아서 준 돈 아니냐'는 말이었습니다. 친정엄마도 '이미 엎질러진 물인데 오빠가 힘든 걸 어떡하냐, 네가 좀 참고 남편한테 잘 말해봐라'는 말만 반복합니다. 내일모레가 중도금 자동이체일인데 남편이 은행 창구에 가면 텅 빈 잔고를 바로 알게 됩니다. 남편의 5년을 제가 뒤에서 새버린 거라 생각하니 숨이 막히고 손이 떨립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말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