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년 차, 거실 소파에 던져둔 남편 폰에서 알림이 계속 울려서 무심코 들여다봤다가 세상이 그대로 굳었어요. 잠금도 안 해둔 카톡방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랑 나눈 적나라한 대화가 끝도 없이 쌓여 있더군요. 따지니까 남편은 되레 제가 예민해서 그런다며 적반하장이었고, 결국 흥신소까지 붙여서 캐보니 더 기가 막혔습니다. 그 여자가 부모가 지역에서 꽤 알려진 독실한 교인 집 딸이라는 걸 알게 된 순간, 머릿속에 딱 하나만 남더라구요. 그 위선적인 성스러움, 내가 직접 벗겨주겠다는 생각뿐이었죠.
그날부터 사흘 밤을 꼬박 새워 전단지를 만들었어요. 책상 위에 노트북 켜놓고 그 여자의 이름이랑 직장, 남편이랑 모텔 들어가는 뒷모습 찍힌 사진, 입에 담기도 민망한 카톡 내용 캡처를 하나하나 오려 붙이듯 배치했죠. 맨 아래엔 ‘딸이 남의 가정 어떻게 부쉈는지 똑똑히 보세요’ 문구도 크게 박았습니다. 손이 덜덜 떨리면서도 멈출 수가 없었어요. 내가 밤마다 가슴 찢어지며 울었던 그 고통을, 그 부모와 그 여자도 만분의 일이라도 느껴봐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리고 일요일 새벽 6시, 모자 깊게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 꽁꽁 가린 채 그 대형 교회 정문으로 들어갔습니다. 예배 시작 30분 전이라 로비엔 안내 봉사자들만 분주했고, 1층 중앙 게시판이랑 2층 여자화장실 칸마다 테이프로 전단을 도배했어요. 조용한 대리석 복도에 테이프 뜯는 소리가 찢어지듯 울릴 때마다 심장이 목구멍까지 튀어나오는 것 같았는데, 이상하게 속은 뻥 뚫리더라구요. 마지막으로 그 부모가 늘 앉는다는 앞쪽 고정석 의자 틈에 한 장을 끼워 넣고는 누가 볼세라 고개 숙이고 빠져나왔습니다.
집에 돌아와 침대에 그대로 쓰러져 누우니까 그제야 숨이 쉬어지더군요. 지금쯤이면 1부 예배 끝나고 로비에 사람들이 몰려 웅성거리고 있을 시간이에요. 그 부모가 수십 명 시선 한가운데서 딸 이름이랑 사진 박힌 종이를 발견했을 때 얼굴이 어떻게 일그러질지 상상하니 저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습니다. 옆방에선 남편이 코까지 골며 아무것도 모르고 자고 있네요. 내일 아침 그 여자가 울면서 전화 걸어올 순간만 기다리면서, 오랜만에 마음 편히 잠들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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