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 준비하는데 통신사에서 미납 안내 문자가 딱 오더라고요. 스팸이겠거니 하고 넘기려다 찜찜해서 침대에 걸터앉아 고객센터 앱 깔고 로그인했거든요? 내 번호 하나만 떠야 정상인데
스크롤을 내리니까 모르는 번호 세 개가 버젓이 내 이름 밑에 박혀 있는 거예요. 그것도 한 달이 아니라 석 달째 연체가 찍혀 있고 소액결제 한도에 최신 기기 할부까지 꽉꽉 채워서 합계가 700이 훌쩍 넘어요. 화면 보자마자 가슴이 쿵 내려앉고 식은땀이 줄줄 나더라고요.
퇴근하자마자 엄마 붙잡고 이게 뭐냐고 내 신분증 몰래 들고 대리점 가서 뚫은 거 맞지 따져 물었어요. 처음엔 무슨 소리냐며 잡아떼더니 제가 당장 경찰서 가서 명의도용으로 신고한다고 소리 지르니까 그때서야 거실 소파에 주저앉아 울면서 다 불더라고요.
재미로 시작했다던 도박에 손댔다가 잃은 돈 메우려고 여기저기 손 벌리고 그마저도 막히니까 제 명의로 폰 깡 뛰어서 현금 만든 거래요. 대학 등록금 보태준다며 깨놨다는 보험 해약금도 이미 그쪽으로 다 날린 거였고요.
어떻게 엄마라는 사람이 딸 인생을 이렇게까지 망칠 수가 있어요? 저 20대 중반 넘어 겨우 중소기업 경리 자리 잡고 이제 좀 숨통 트이나 했는데 하루아침에 연체자 찍히고 신용 나락 간 거예요. 월급은 그대로인데 빚만 얹어진 꼴이라니
엄마는 바닥에 무릎 꿇고 계속 빌기만 하는데 얼굴만 봐도 소름 끼치고 역겨워서 방 문을 닫아버렸어요. 당장 짐 싸서 나가라 했더니 갈 데가 없다며 거실 장판 바닥에서 엉엉 우는데... 제가 너무 매정한 건가요? 솔직히 부모 자식이고 뭐고 다 필요 없고 법대로 처리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