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 27살 중소기업 경리로 일하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지금 머리가 하얘져서 어디라도 토해내지 않으면 버틸 수가 없어 글 올립니다. 제목 그대로예요. 엄마가 제 명의로 몰래 대출을 땡겨 아이돌 덕질에 탕진했고, 저는 어제 날아온 독촉 문자로 처음 알았습니다.
저는 세후 250만원 받으면서 학자금 대출 갚고 밤에는 데이터 라벨링 부업까지 뛰며 한 푼 두 푼 악착같이 모으고 있었습니다. 며칠 전 점심시간에 제2금융권에서 ‘연체 안내’ 문자가 왔는데 처음엔 스팸인 줄 알고 넘겼어요. 찜찜해서 앱 깔아 조회해보니 제 명의로 2,000만원짜리 대출 두 건이 버젓이 잡혀 있더라고요. 심장이 쿵 내려앉았습니다.
퇴근하자마자 엄마 방 문을 열고 따졌어요. 내 이름으로 대출 받았냐고. 그랬더니 미안하단 말은커녕 “네가 그 아이돌 영상 보여줘서 내가 빠진 건데 왜 나만 뭐라 하냐”며 되레 제 탓을 하더라고요. 엄마 방은 벽 한 면이 포토카드와 한정판 굿즈, 뜯지도 않은 조공용 택배 박스로 가득 메워져 있었습니다. 그걸 보는 순간 피눈물이 났어요. 제 통장보다 엄마 덕질 방이 더 화려했습니다.
엄마는 “내 딸 이름으로 내가 좀 썼다는데 그게 그렇게 큰 죄냐, 그 애가 뜨면 다 갚으면 되지”라는 말만 반복합니다. 제 신용점수는 이미 바닥을 쳤고 은행에서는 하루에도 두세 번씩 원금 상환 독촉 전화가 옵니다. 천륜이라 고소를 망설이자니 제 인생이 통째로 망가질 것 같고, 고소하자니 손가락질 받을까 두렵습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말 막막합니다.
댓글에서 알려주신 대로 바로 금융사에 연락해 제 명의로 개설된 2000만원짜리 대출 두 건이 제 동의 없이 실행된 사실을 알리고 이의 제기를 했습니다. 상담원은 예전에 제가 엄마에게 인증서 비밀번호를 알려준 적이 있어 책임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다고 안내하더군요. 결국 마음을 다잡고 경찰서로 가 엄마를 상대로 명의도용 고소장을 접수했습니다. 접수 후 청사 앞 벤치에 앉아 한참을 울다 겨우 일어섰습니다.
엄마는 고소 소식을 듣자마자 키워준 공도 모르는 년이라며 온갖 욕설과 저주가 섞인 문자를 계속 보내오고 있습니다. 친척들까지 가세해 어떻게 엄마를 고소하냐며 저를 비난하지만 제 신용과 앞으로의 인생을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지금은 짐을 챙겨 친구 집에 임시로 머물며 변호사 상담을 통해 대출금 정리와 상환 계획을 논의 중입니다. 앞날이 막막하지만 다시는 엄마의 감성 호소와 가스라이팅에 휘둘리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