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너무 화가 나서 키보드가 제대로 안 눌리네요. 조리원 들어온 지 딱 2주 차인데, 우리 아들 입에 들어가는 건 하나라도 허투루 할 수 없어서 남편이 밤새 해외 직구로 공수해 온 한 통에 15만원 훌쩍 넘는 프리미엄 골드 라벨 분유를 따로 챙겨왔어요. 조리원에서 공용으로 주는 기본 분유는 성분이 영 찝찝해서 제 개인 사물함 윗칸에 올려두고 우리 애 것만 타서 먹인 건데, 며칠 전부터 줄어드는 속도가 이상하더라고요.
우리 애가 원래 소식좌라 하루 여섯 번 타도 한 통으로 일주일은 거뜬해야 정상인데 사흘 만에 바닥이 보이는 거예요. 처음엔 야간 담당 선생님이 계량을 잘못했나 싶어서 그냥 넘어갔죠. 근데 오늘 새벽 4시쯤 수유실 가는 복도 지나서 탕비실 겸 분유 제조대 쪽을 봤는데, 옆방 ㅂ씨가 제 사물함 문을 활짝 열어놓고 제 분유통 뚜껑을 열고 자기 젖병에 수북하게 다섯 스푼, 여섯 스푼을 퍽퍽 퍼 담고 있더라고요. 숨도 안 쉬고 도둑질하는 손놀림이 얼마나 익숙한지 소름이 쫙 끼쳤어요.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어요. 팔을 잡고 지금 뭐 하시는 거냐고 따지니까 ㅂ씨가 그 자리에서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서 제 치맛자락을 붙잡고 대성통곡을 하는 거예요. 자기 애가 조리원 기본 분유만 먹으면 바로 게워내고 밤새 뒤척여서 잠을 한숨도 못 잤는데, 우연히 제 분유 한 번 얻어 먹여봤더니 처음으로 황금변을 보고 밤새 푹 잤다더라고요. 형편이 너무 빠듯해서 이런 비싼 분유는 꿈도 못 꾼다, 엄마 된 마음으로 애한테 좋은 거 한 번 먹이고 싶었다면서 선처를 구하는데 완전 감성팔이더라고요.
엄마 마음이요? 남의 애 먹으라고 남편이 피 같은 돈 주고 사 온 걸 몰래 훔쳐서 자기 애 입에 넣는 게 엄마 마음입니까? 그쪽 애는 애고 우리 애 15만원짜리 분유는 공짜 샘플이에요? 제가 당장 원장님 호출하고 신고하겠다고 하니까 태도가 180도로 바뀌더라고요. 갑자기 눈물 뚝 그치고 산모끼리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 분유 한 통 가지고 사람 인생 망치게 할 거냐면서 제가 예민한 사람, 유난 떠는 사람 만들고 있더라고요.
웃기고 있네요. 조리원 단톡방에 CCTV 사진이랑 다 올려서 이 바닥에서 못 버티게 할 겁니다. 그동안 훔쳐 먹은 분유값은 물론이고 정신적 피해보상까지 한 푼도 안 빼고 법대로 다 받아낼 거예요. 저보고 예민하다, 쪼잔하다고 하는 분들 꼭 보세요. 당신 애 입에 들어갈 밥을 옆방 사람이 몰래 빼먹어도 그렇게 말할 수 있는지. 절대 합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