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처가 식구들 모시고 효도 관광 겸 전남 쪽으로 내려갔습니다. 아내 고향 근처라 장모님이 젊은 시절부터 다녔다는 그 유명한 전통 노포라는 곳이었죠. 솔직히 입구부터 슬레이트 지붕에 기름때가 덕지덕지 낀 테이블, 삐걱대는 미닫이문까지 위생 상태가 영 마음에 안 들었지만, 어른들 기분 망치기 싫어 주문 받는 분이 사투리 심하게 버벅대는 것도 꾹 참고 그냥 앉았습니다.
국이며 찌개며 한창 숟가락 오가던 와중에 발등 바로 옆으로 갈색 덩어리가 쏜살같이 스쳤습니다. 순간 길고양인가 했는데 자세히 보니 꼬리까지 합치면 20cm는 족히 넘어 보이는 시커먼 쥐가 테이블 다리 사이를 요리조리 빠져나가더니 주방 쪽 틈으로 유유히 사라지더군요. 비위가 뒤집혀서 바로 숟가락을 내려놨습니다.
참다 못해 사장을 불렀습니다. “사장님, 지금 식탁 밑으로 성인 주먹 두 개 만한 쥐가 지나갔습니다. 이게 정상적인 위생 관리입니까? 손님들 먹던 음식 전부 폐기해야 할 사안 아닌가요?”라고 따졌죠.
그랬더니 사과는커녕 대뜸 혀를 차면서 식당 한가운데서 일부러 모든 테이블에 다 들리게 소리를 지르더군요. “아이고 도시 샌님 납셨네. 보소, 여러분! 시골 식당에 쥐 한 마리 좀 다녔다고 밥상을 엎네, 엎어!” 완전히 저를 조리돌림하듯 비아냥거리는 투였습니다.
그러자 구석에 앉아 있던 단골로 보이는 현지 손님 몇이 저를 위아래로 훑더니 같이 비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사장은 아예 손가락으로 제 얼굴을 가리키며 “시골은 원래 다 이래. 쥐 안 나오는 식당이 어디 있다고 유난이야, 도시 촌놈아. 니 같은 놈 때문에 장사 망친다”고 삿대질을 해대는데, 장인·장모님은 얼굴이 빨개져 고개도 못 드시고 아내는 제 팔을 잡아끌며 제발 그만하라는데 진짜 피가 거꾸로 솟더군요.
제가 식품위생법 위반이고 이러면 영업정지감이라고 조목조목 따지니까 사장은 주방에서 쓰던 냄새나는 걸레짝을 저희 테이블에 집어던지더니 “재수 없게 어디 와서 훈계질이야? 밥값 안 받을 테니까 당장 꺼져!”라며 고함을 질렀습니다. 결국 반쯤 쫓겨나듯 식당 밖 시장 통로까지 밀려나오는 내내 ‘도시 촌놈’ 소리를 등 뒤로 수십 번을 들어야 했습니다.
서울 올라오는 차 안 내내 분이 안 가라앉더군요. 다행히 당시 상황 녹취랑 주방 쪽 비위생적인 상태 사진, 영상 다 확보해뒀습니다. 이런 식당이 반성 한마디 없이 버젓이 영업하는 건 그냥 방치하면 사회적 비용입니다. 증거 기반으로 법률 절차 밟아서 끝까지 바로잡을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