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너무 당황해서 글자도 제대로 안 찍히네요. 진짜 사람 살다 이런 걸 겪나 싶어서 속이 뒤집어져서 글 올립니다.
며칠 전에 중고앱에서 눈에 박혀있던 브랜드 코트 매물 하나 건졌어요. 정가 60만원대인데 상태 최상이라며 20만원에 직거래래서 혹해서 바로 갔죠. 역 앞 벤치에서 만났는데 판매자 인상도 멀끔하고 코트도 겉보기엔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하길래 따로 뒤져볼 생각도 안 하고 그냥 받아왔습니다.
근데 어제 친구 결혼식이라 아껴뒀던 그 코트를 처음으로 꺼내 입고 식장 로비까지 갔거든요. 입장 전에 핸드폰 진동 울려서 무심코 오른쪽 겉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는데 손끝에 축축하게 뭉친 천이랑 바스락거리는 비닐이 걸리는 거예요. 꺼내보니까 누렇게 침 얼룩이 굳어있는 남자 속옷이랑 이미 찢어서 내용물 비어있는 피임기구 껍데기가 그대로 나오는 겁니다.
그 자리에서 비명 지를 뻔한 거 이를 악물고 참았어요. 하객들 다 쳐다보는데 식은땀이 줄줄 나더라고요. 결국 예식은 뒷전이고 로비 화장실만 다섯 번 넘게 들락거리면서 손을 박박 씻어댔네요. 뷔페 가서 갈비찜 국물 튀어 앞섶에 살짝 얼룩까지 생겼는데 그런 건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지금도 생각만 하면 밥이 넘어가질 않아요.
집 오자마자 판매자한테 사진 찍어 보내고 이게 뭐냐 따졌더니 자기는 절대 그런 거 넣은 적 없다면서 오히려 제가 며칠 입다가 이제 와서 뒤집어씌우냐, 돈 뜯으려고 자작극 하냐며 적반하장으로 몰아붙이더라고요. 제가 이런 더러운 걸로 사기를 치겠냐니까 수준 보인다면서 바로 차단 박아버렸습니다.
이거 그냥 더러워서 끝낼 일이 아니잖아요. 고의로 수치심 주려는 거면 성희롱 아닌가요? 법적으로라도 따지고 싶은데 방법이 있을까요? 제가 유난 떠는 건지 이 사람이 선 넘은 건지 솔직한 의견 좀 듣고 싶어요. 분해서 밤새 한숨도 못 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