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3 외동딸 키우는 전업주부 겸 입시 컨설팅 프리랜서입니다. 오늘 아침에 손이 덜덜 떨려서 키보드가 제대로 안 잡혀 이렇게 글 올립니다.
저희 딸은 고등학교 들어간 뒤로 전교 1등을 한 번도 놓친 적이 없습니다. 애 자체가 자존심이 엄청 세고 성적에 집착이 심해서 저도 옆에서 스케줄이며 멘탈이며 분 단위로 챙기느라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태였어요. 그런데 오늘 1교시 시작 직후에 딸한테서 울음이 터진 목소리로 전화가 왔습니다. 3층 복도 끝 사물함 열쇠를 돌렸는데 안에 검은 비닐봉지가 있고 그 안에 죽은 쥐가 들어있었다고요.
처음엔 철없는 애들 장난인 줄만 알았습니다. 근데 딸이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창백하게 굳어버렸다길래 차 끌고 학교로 미친 듯이 달려갔습니다. 교무실에 들어가 강하게 항의해서 복도 천장 모서리에 달린 CCTV를 바로 돌려봤습니다. 그런데 화면 속에서 사물함 앞에 서서 봉지를 밀어 넣는 사람이... 바로 옆집 엄마였습니다. 저희 딸이랑 같은 반 2등 아들 둔 그 엄마요.
그 엄마랑은 원래 학원 정보 공유하고 아파트 카페에서 커피도 마시던 사이였습니다. 제 딸이 늘 1등이고 그 집 아들이 늘 2등이라 제가 안쓰러워서 유명 학원 레벨 테스트 요령이나 컨설팅에서 쓰는 공부법 같은 걸 종종 흘려주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그 팁들이 그 집 아이 수준엔 좀 벅찼을 수는 있어도, 다 잘되라고 한 얘기였습니다.
지난달 그 집 아이가 유명 학원 레벨 테스트에서 부정행위 의심으로 탈락한 적이 있는데, 사실 그때 제가 복도에서 그 아이 답안지 베껴 쓰는 걸 우연히 보고 학원 원장께 살짝 귀띔한 적은 있습니다. 실력 안 되면서 요행으로 올라가면 안 되지 않나요, 그건 정의 아닌가요. 근데 그걸 어떻게 알았는지, 아니면 그냥 제 딸이 계속 1등 하는 게 배가 아팠는지, 결국 아이 사물함에 그런 걸 넣을 생각을 하다니요.
지금 경찰 부르고 학교폭력위원회 열어달라고 정식으로 요구해 둔 상태입니다. 그 여자 남편은 교무실 바닥에 무릎 꿇고 싹싹 비는데 정작 그 여자는 복도 한가운데서 눈을 똑바로 뜨고 저를 노려보며 소리를 지릅니다. 자기가 평소에 제가 자기 아들 가스라이팅하고 학원에서 따돌리려고 뒤에서 수작 부린 걸 다 안다고요. 진짜 소름 끼치는 사람입니다. 제가 제 딸 1등 지키려고 라이벌 견제 좀 한 게 그렇게 큰 죄인가요? 원래 상위권은 정보전이고 기싸움인데 이렇게 보복을 하다니... 이제 같은 아파트에 산다는 게 너무 무서워서 이사까지 고민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