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 퇴근길에 겪은 일 때문에 아직도 온몸이 덜덜 떨려서 키보드가 제대로 안 잡힙니다. 심장이 목구멍까지 튀어나올 것 같아 진정이 도통 안 되네요.
매일 다니던 편도 3차로 큰 도로, 저는 2차로 한가운데서 빨간불에 걸려 브레이크 밟고 서 있었습니다. 앞에 검은 SUV 두 대가 줄 서 있고 신호 40초가량 남은 상황이었어요. 정지선에 딱 맞춰 서서 잠깐 인스타 알림 떴길래 힐끔 본 사이에 뒤에서 ‘쾅!’ 하는 굉음이 터지면서 목이 꺾일 듯 앞으로 튕겨 나갔습니다. 머릿속이 하얘지고 귀가 먹먹해지더군요.
간신히 비상등 누르고 차 문 열고 나왔는데 제 차 뒤는 트렁크가 실내로 밀려 들어온 것처럼 처참하게 구겨져 있었고 뒤차 보닛에선 매캐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차 문 열고 나온 아저씨가 사과 한마디 없이 대뜸 저한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겁니다.
“야! 거기 왜 서 있어! 내 가는 길을 왜 막아! 빨리 비키지!”
진짜 귀를 의심했습니다. 빨간불에 서 있는 차한테 길을 막았다고요? 두어 발짝 다가가니 코를 찌르는 술 냄새가 훅 끼치고 눈은 시뻘겋게 충혈돼서 초점도 없더군요. 비틀비틀 제 코앞까지 와서 손가락으로 찍찍 가리키는데 솔직히 무서워서 뒷걸음질 쳤습니다.
제가 “아저씨 술 드셨죠? 지금 빨간불에 서 있던 차를 들이받고 무슨 소리 하시는 거예요?” 했더니 목소리를 더 키우면서 “내가 술을 마셨든 말았든 네가 거기서 안 비켜줘서 내가 박은 거잖아! 다 네 탓이라고!” 하며 적반하장으로 따지더군요.
그 소리에 횡단보도 건너던 사람들이랑 편의점 앞에 있던 분들이 몰려들었고 저는 바로 112에 신고했습니다. 그 사이에 그 아저씨는 슬그머니 자기 운전석으로 기어들어가 시동 걸고 핸들을 꺾어 도망가려 하더군요. 옆에 있던 두 분이 차 앞으로 몸으로 막아서서 겨우 세웠습니다.
경찰 도착해서 음주 측정하니 면허 취소 수치 훌쩍 넘는 만취더군요. 그런데도 경찰관 멱살 잡을 듯이 들이대면서 “내가 이 동네에서 누군지 알아?” 하며 행패 부리는데 인간이 맞나 싶었습니다.
제 차는 뽑은 지 10개월 된 신차인데 뒷판이며 범퍼며 다 나가서 격락손해 생각하면 머리가 터질 것 같습니다. 경찰서에서도 끝까지 제 탓이라 우겼다더군요. 합의? 절대 없습니다. 법대로 끝까지 가서 이런 인간은 다시 핸들 못 잡게 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