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차에 미쳐 사는 30대 직장인입니다. 주말마다 중고차 단지 바닥 긁는 게 취미이자 일과인데 오늘 진짜 살다 살다 이런 미친 꼴은 처음 당해봅니다. 아직도 손이 덜덜 떨려서 글자가 씹히네요.
단지 안쪽 컨테이너 사무실 앞에 줄 세워둔 매물들 사이에서 유독 광이 번쩍한 흰색 중형 세단 하나가 눈에 밟히더라고요. 연식 대비 가격이 누가 봐도 한참 싸서 감이 왔습니다. 혹시나 싶어 딜러한테 엔진룸 한번 열어봐도 되냐고 했더니 아주 당당하게 보닛을 팍 열어젖히더군요.
본능적으로 퓨즈박스 커버랑 배선 뭉치 사이, 엔진룸 안쪽 벽면 구석을 들여다봤는데 누가 봐도 물먹은 자국이었습니다. 마른 진흙이 가루처럼 끼어 있고 배선 틈새에 흙먼지가 그대로 눌어붙어 있더라고요. 제가 바로 "이거 침수 뛴 차 아니냐"고 딱 짚으니까 그때부터 딜러 눈빛이 돌변하더군요.
하필 옆에서 계약서 만지작거리던 다른 손님이 제 말을 듣고 화들짝 놀라면서 "그럼 계약 안 하겠다"고 물러서니까 딜러가 대뜸 저를 째려보더니 "니가 뭔데 남의 장사에 끼어드냐"고 고성을 지르더라고요.
저도 물러설 수 없어서 "사실 확인한 것뿐인데 왜 소리 지르냐"고 맞받아쳤더니 갑자기 얼굴을 들이밀고 제 면전에 가래침을 퉤 뱉는 겁니다. 너무 황당해서 굳어 있는 2초 사이에 그 자식은 자기 차 문짝을 쾅 닫고는 엑셀을 밟고 단지 밖으로 튀어버렸습니다.
지금 단지 화장실 세면대에서 얼굴이랑 셔츠에 튄 것들 닦아내고 쓰는 글입니다. 요즘 세상에 저런 몰상식이 어떻게 딜러 간판을 달고 영업을 하는지 어이가 없습니다. 다행히 그 놈 얼굴이랑 차 번호 고화질로 전부 박아놨습니다. 이건 절대 그냥 안 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