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당황해서 키보드도 제대로 못 치겠어요. 심장이 쿵쾅거려서 글 쓸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도저히 안 쓰면 미칠 것 같아서 씁니다. 제가 유난인 건지 이 상황이 진짜 미친 건지 제발 누가 판단 좀 해주세요.
1년 넘게 매주 같은 요일, 같은 시간에 상담소 다녔어요. 회사에서 인간관계 꼬이고 매일 출근길에 가슴이 턱 막히고 밤새 뒤척이는 게 반복되니까 큰맘 먹고 월급에서 30만원 넘게 떼어 유명하다는 그 상담사한테 갔거든요. 부모님 모시고 사는 월급 200 중반짜리한텐 진짜 큰돈이었어요.
상담실은 3평 남짓한 방에 베이지색 소파 두 개 마주 보고, 사이에 휴지곽 하나 놓인 딱 그런 구조였어요. 거기서 그분은 세상 인자한 미소로 제 치부, 흑역사, 부모님과 싸우고 펑펑 운 얘기까지 다 받아줬어요. 제가 눈물 범벅으로 매달릴 때마다 ‘여기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에요, 뭐든 쏟아내세요’ 하던 분이에요. 저는 그분을 진짜 구원자라고 믿었어요.
그런데 사흘 전 밤 12시쯤 침대에 누워 유튜브 넘기는데 알고리즘에 그분 영상이 뙇 뜬 거예요. 원래 공부한다고 구독해둔 채널인데 제목이 ‘내로남불 끝판왕, 피해자 코스프레에 갇힌 사람들의 특징’이더라고요.
그냥 흔한 심리 강의겠거니 하고 클릭했다가 영상 8분쯤부터 등골이 서늘해졌어요. 예시로 나온 ‘A양’ 케이스가 제가 상담실에서만 털어놨던 직장 동료랑 뒤에서 험담하고 따돌림 당했다는 그 에피소드랑 단어, 비유, 심지어 제가 썼던 ‘투명인간 취급’이라는 표현까지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똑같은 거예요. 근데 그걸 ‘전형적인 연극성 성향의 피해자 연기’라고 코웃음 치면서 분석하고 있더라고요.
그날 밤은 진짜 한숨도 못 자고 다음날 오전에 상담소에 전화했고, 어제 오후 예약 잡고 직접 찾아가서 따졌어요. 제 얘기 유튜브 소재로 쓰신 거 맞냐, 이거 윤리 위반 아니냐고요.
그랬더니 표정 하나 안 바꾸고 ‘상담 동의서에 사례는 개인 식별 불가능하게 각색해 교육·공익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여러 임상 사례를 섞어 만든 가상의 인물이다’ 이러면서 오히려 제가 너무 예민하고 과대망상적 사고를 한다고 제 탓을 하더라고요. 누가 봐도 제 얘기인데 잡아떼는 게 너무 뻔뻔해서 말문이 막혔어요.
제 고통을 조회수 장사로 팔아놓고 전국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저를 인격 문제 있는 사람으로 박제해놓고 어떻게 저렇게 당당할 수 있죠? 솔직히 고소라도 하고 싶은 심정인데 제가 예민하게 구는 건가요? 제발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