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지하주차장 내려갈 때마다 혈압이 머리끝까지 치솟아요. 여기가 분양가로 꽤 유명했던 신축 대단지거든요.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남들 쉴 때 밤새워 작업하고 악착같이 모아서 작년에 겨우 입주했는데, 이런 비상식적인 일을 당하러 들어온 줄은 꿈에도 몰랐죠.
한 달 전부터였어요. 아침 7시 반쯤 헬스 갔다 와서 출근하려고 지하 2층 B구역 기둥 옆 제 자리로 가면 앞유리에 꼭 같은 자국이 남아있는 거예요. 처음엔 새똥인가 하고 물티슈로 닦았는데 매일 반복되니까 느낌이 이상하더라고요. 가까이서 보니 투명하고 끈적한 가래 섞인 침이었어요. 일부러 사람 눈에 잘 띄는 운전석 정면에다 뱉어놓은 거였죠.
제가 차를 진짜 애지중지 관리하는 편이라 매일 유리 세정제 들고 닦는 것도 한계가 오더라고요. 구역질 나서 도저히 못 참겠어서 블랙박스 상시 녹화에 주차 모드까지 켜두고 잡기로 했죠. 다음 날 아침 영상 확인하는데 명품 패딩에 스카프로 휘감은 중년 여성이 제 차 앞을 지나다 멈춰 서더니 주변 힐끔 보고는 대놓고 뱉고 유유히 걸어가는 거예요. 관리사무소에 물어보니 105동에서 사모님 소리 듣는 분이더군요.
너무 화가 나서 그날 오후 1층 엘리베이터 홀에서 마주치자마자 영상 보여주며 따졌어요. 사모님, 제 차에 왜 침을 뱉으세요? 했더니 사과는커녕 저를 위아래로 훑더니 주차 그따위로 해놓고 어디서 따지냐, 나잇값도 못 한다며 오히려 고성을 지르시더라고요. 옆에 있던 경비 분까지 민망해할 정도였어요.
솔직히 아침에 빨리 나가야 해서 가끔 통로 쪽에 이중주차 할 때 있어요. 대단지라 주차 자리는 넉넉한데 엘리베이터랑 가까운 B구역 쪽은 항상 만차라 어쩔 수 없잖아요. 그리고 기어를 중립으로 안 두는 것도 누가 제 차 밀다가 문짝 긁어놓으면 누가 책임지나요? 제 재산 지키려는 건데 그걸 가지고 공동체 운운하며 저를 몰상식한 사람 만들더라고요. 진짜 어이가 없어요.
관리소장님도 그 집이 워낙 민원도 많고 깐깐해서 자기들도 건드리기 어렵다는 식으로 발을 빼시고요. 이거 법으로 가면 제가 무조건 이기는 거 맞죠? 재물손괴로든 뭐로든 그 콧대 높은 분 코 좀 납작하게 해주고 싶어요. 매일 오물 닦느라 지각하기 일쑤고 작업 마감도 밀리고 있어요. 억울해서 밤마다 잠이 안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