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 인생에 딱 한 번인 결혼식이었는데 그대로 지옥이 됐어요. 아직도 충격이 가시지 않아 글을 씁니다. 입장 10분 전에 로비 대리석 바닥에 조명 받으면서 하객 한 명이 들어오는데 진짜 눈을 의심했어요. 베이지도 아이보리도 아닌 완전 순백에 조명 받으면 번쩍거리는 실크 드레스더라고요. 소재까지 제 웨딩드레스랑 똑같이 찰랑거려서 포토월 앞에 같이 서 있으면 누가 신부인지 구분이 안 될 지경이었어요.
제가 단톡방에 드레스코드 화이트 금지라고 세 번이나 공지했거든요. 남의 결혼식에 와서 주인공한테 피해 주지 않는 게 기본 중의 기본 아니에요? 그래서 식 진행 중에 사람들 눈치 보면서 기둥 뒤 커튼 쪽 복도로 따로 불러내서 '오늘 옷이 좀 겹쳐서 당황스럽다, 사진 찍을 때만이라도 뒤쪽에 서 주거나 숄이라도 하나 걸쳐줄 수 있겠냐'고 최대한 예의 차려서 말했어요. 근데 걔가 저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더니 코웃음을 치더라고요.
그러더니 홀에 울리게 '야 너 신부 주인공병 걸렸냐? 옷 한 벌 가지고 유난은, 내 드레스가 네 거보다 예뻐서 열폭하는 거지?' 이러면서 쌍욕을 섞어서 소리를 지르는 거예요. 바로 옆 1번 테이블에 친정 부모님이랑 시부모님 다 앉아 계시는데 '공주놀이도 적당히 해라, 너 평소에 하객들 축의금 액수 보고 급 나누고 사람 무시하는 거 우리가 모를 줄 아냐'면서 고래고래 소리치는데 진짜 다리 풀려서 주저앉을 뻔했어요.
맞아요 제가 축의금 5만원이랑 10만원 기준으로 갈비탕이랑 스테이크 코스 나눠서 안내한 건 사실이에요. 근데 그건 예산 효율적으로 쓰려고 한 거지 무시하려고 한 게 아니잖아요. 근데 그걸 꼬투리 잡아서 내 결혼식을 이렇게 박살을 내요. 걔는 신랑이 예전에 좋아했던 애라 제가 일부러 신경 써서 챙겨서 초대까지 해줬는데 작정하고 흰 실크 입고 와서 복수한 거 분명해요. 이거 모욕죄로 고소 가능해요?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나야 할 날을 쓰레기통에 처박은 저 인간 절대 그냥 안 넘어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