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 달 뒤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입니다. 지금 손이 덜덜 떨려서 키보드가 제대로 안 눌려요. 방금 예비남편이랑 집에서 고성으로 싸우고 캐리어 대충 끌고 친정으로 도망치듯 나왔습니다.
1년 넘게 만났고 예비남편이 소위 능력이 있는 쪽이라 신혼집은 남편이 예전에 매입해둔 아파트로 가기로 했어요. 신축급에 역세권이라 주변에서 다들 복 터졌다, 너는 몸만 들어가면 된다며 부러워했죠. 저도 진짜 그렇게 믿었습니다. 가전, 가구만 새 걸로 채우면 완벽한 신혼일 줄 알았으니까요. 솔직히 친구들이 그 남자 여자관계 복잡하다고 몇 번 귀띔했을 때도 시기해서 그러는 줄 알고 흘려들었어요. 외제차 끌고 다니고 집 있다는 말에 혹했던 것도 사실이고요.
오늘 새 가구 들어오는 날이라 제가 연차 쓰고 먼저 가서 기다렸어요. 남편 오기 전에 안방이라도 쓸어두려고 붙박이장 문을 열었는데, 천장 바로 아래 맨 위 선반 안쪽 구석에 먼지 뽀얗게 쌓인 쇼핑백 하나가 끼어 있더라고요. 꺼내보니 명품 지갑 보증서랑 카드가 들어있는데 카드에 여자 이름이 또박또박 적혀있고 손글씨로 우리 여기서 오래오래 행복하자 사랑해 이런 문구가 적혀있었어요. 그 순간 등에서 식은땀이 쭉 나더라고요.
심장이 쿵 내려앉아서 바로 편의점에서 음료수 사 들고 동대표님께 인사 겸 여쭤봤어요. 신혼부부 들어온다고 하니까 너무 반갑다며 하시는 말이 더 기가 막히더라고요. 어머 원래 살던 분 아니세요? 재작년에 예쁜 아가씨랑 같이 들어와서 2년 가까이 알콩달콩 사시더니 작년에 그 아가씨 나가고 한동안 비어있더니 이제 결혼하시는구나!
알고 보니 이 집이 남편이 전 여친이랑 2년 가까이 동거하던 집이었어요. 저한테는 재테크용으로 사서 세 줬다가 세입자 빼고 신혼집으로 꾸민 거라고 완전 거짓말을 했더라고요. 전 여친이랑 같이 밥 해 먹고 뒹굴던 공간에 저를 그냥 밀어 넣은 거예요. 침대 프레임이랑 소파도 그때 쓰던 거 그대로 쓰자고 하더라고요. 따지니까 멀쩡한 걸 왜 버리냐, 네가 유난 떨고 예민한 거다. 집이 집이지 무슨 의미가 있냐며 오히려 버럭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전 여친 흔적이 집안 곳곳에 박혀있는데 여기서 행복한 신혼을 시작하라는 게 말이 되나요. 싱크대 수납장 맨 아래에선 그 여자 이름으로 온 택배 송장까지 나왔어요. 남편은 제가 과거에 집착한다며 제가 문제라고 몰아가는데 제가 진짜 예민한 건가요? 이런 식으로 속이고 적반하장인 사람이랑 결혼해도 되는 건지 머리가 하얗게 됐습니다.
2. 과거 동거 공간을 신혼집으로 재활용하는 행위 자체를 위법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이를 신규 취득한 신혼집인 것처럼 속여 혼수 비용 분담을 유도했다면 신의성실의 원칙에 명백히 반합니다.
3. 감정적 호소보다 우선 등기부등본과 전입세대 열람원을 즉시 발급받아 남편의 거주 이력을 객관적 증거로 확보하시기 바랍니다. 법원은 진술보다 기록을 중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