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금 손이 덜덜 떨려서 키보드도 제대로 못 누르겠는데 도저히 혼자 삭히질 못하겠어서 글 올립니다.
어제 오후 집 앞 골목에서 하늘이가 갑자기 사고를 당해서 그대로 무지개다리를 건넜어요. 제가 잠깐 끈을 놓친 사이 벌어진 일이라 제 탓 같아서 미칠 것 같고, 자식처럼 키운 애를 그렇게 보내고 밤새 영정 사진만 붙잡고 울었습니다.
오늘 오전 10시, 반려동물 장례식장 2층 빈소에서 하늘이 마지막 가는 길 배웅하고 있었어요. 제단 위에 하늘이 사진 올려두고 국화 향 가득한 조용한 방인데, 갑자기 1층 로비 자동문 열리는 소리 나더니 배달 기사님 한 분이 사람 키만한 흰 국화 조화를 들고 안쪽까지 들어오시더라고요. 남편은 일 때문에 늦는다고 아직 코빼기도 안 비친 상태라 당연히 남편이 보낸 건 줄 알고 리본부터 확인하러 갔습니다.
그런데 리본에 찍힌 문구를 보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서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소리를 질렀습니다. 다른 말이 아니라 딱 네 글자였습니다.
'다음은 너'
보낸 사람 이름도 없고, 기사님께 여쭤보니 꽃집에서 젊은 여자가 현금 내고 문구까지 직접 지정해서 주문했다고 하시더라고요. 남편이 요즘 누구랑 연락하는 낌새가 있었고 어제오늘 전화도 안 받고 어디 있는지 모르는 상태라 그 여자 짓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사람이, 그것도 가족 같은 아이 보내는 자리에 저런 문구를 보냅니까? 하늘이 떠난 걸 조롱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저까지 겨냥하겠다는 뜻 같아서 온몸에 소름이 돋고 너무 무섭습니다.
장례식장 직원분들이 놀라서 일단 조화는 급히 치워주셨는데도 그 네 글자가 계속 눈앞에서 아른거립니다. 경찰에 신고하면 협박으로 인정될까요? 이런 걸로 신고해도 되는 건지, 제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제발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