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상견례 자리에서 인생 최악의 모욕을 당하고 지금 파혼 수순 밟고 있는 예비신부입니다. 아직도 손이 덜덜 떨려서 키보드가 제대로 안 잡히네요.
며칠 전 양가 부모님 모시고 상견례 했습니다. 홍보팀 과장이라고 나름 센스 있다는 소리 듣는데, 그 센스 발휘한다고 동네에서 제일 예약 잡기 힘들다는 한정식집 별실로 한 달 전에 미리 잡고, 양가 선물도 하나하나 포장까지 신경 써서 준비했어요. 저희 엄마는 사돈댁에 잘 보이고 싶다고 며칠 전부터 미용실 가고 새 정장까지 맞춰 입고 오셨고요.
처음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어요. 코스 중간쯤에 엄마가 저희 쪽 선물 먼저 건네드렸고, 그러자 시누이가 기다렸다는 듯이 자기 쪽 답례라며 종이 쇼핑백 하나를 테이블 모서리에서 엄마 쪽으로 스윽 밀더라고요. 엄마가 웃으면서 양쪽 손잡이를 잡고 들어 올리는 순간이었어요. 쇼핑백 바닥이 힘 못 이기고 쭉 찢어지면서 안에서 새까만 비닐봉지가 바닥으로 툭 떨어졌습니다.
그 순간 별실 안에 시큼하고 기름 쩐내 같은 역한 냄새가 확 퍼졌고, 떨어지면서 봉지 입이 벌어지더니 내용물이 그대로 쏟아졌어요. 먹다 남은 치킨 뼈에 눅눅해진 상추 쪼가리, 식은 기름이 둥둥 뜬 주황색 국물까지 흥건하게 고여 있는, 누가 봐도 집에서 버리려고 모아둔 음식물 쓰레기였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 그대로 굳어버리셨고 저는 비명도 안 나오더라고요. 근데 더 어이가 없는 건 시댁 반응이었어요. 시누이는 손으로 입 가리고 낄낄 웃으면서 어머, 버리려고 현관에 둔 봉투를 쇼핑백에 잘못 넣었나 봐요. 언니가 예전에 준 헌 옷 정리하다가 섞였나 봐, 실수예요 실수! 이러는 거예요. 예비 시부모는 말리기는커녕 허허 웃으면서 애 키우느라 정신없어서 그래, 사돈이 이해해줘요 하고 넘기려고 하고요. 제 예비신랑은 옆에서 고개만 푹 숙인 채 끝까지 입 한번 안 열었습니다. 결국 아빠가 젓가락 조용히 내려놓으시더니 인연이 아닌 것 같다 한마디 하고 저희 가족 셋을 데리고 바로 일어섰어요.
집에 오는 차 안에서 엄마는 창밖만 보고 계속 눈물만 훔치시는데 가슴이 찢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시누이 임신했을 때 제가 아끼던 브랜드 가방이랑 입던 옷 중에 상태 좋은 것들로 골라서 보내준 게 그렇게 기분 나빴나요? 그게 상견례에서 음식 쓰레기로 보답받을 일인가요?
저는 이제 이 결혼 못 합니다. 아니 안 합니다. 사람 취급 안 하는 집안에 제 인생을 던질 수는 없으니까요.
2. '실수'라는 해명은 쇼핑백과 쓰레기 봉투의 물리적 인과관계가 전혀 성립하지 않는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며, 이는 기망 내지 정서적 학대로 평가될 여지가 큽니다.
3. 작성자께서는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시고 파혼 의사를 명확히 한 뒤 부모님이 입으신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청구 가능성을 법률 전문가와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4. 예비 신랑의 침묵과 방관은 향후 혼인 생활에서도 중재 의지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호받을 가치가 없는 관계임을 직시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