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목 그대로입니다. 상견례 자리에서 저희 부모님 직업 대놓고 비웃던 예비 시아버지가 알고 보니 전과 3범 사기꾼이었어요. 손이 아직도 덜덜 떨려서 어디라도 털어놓지 않으면 진짜 미칠 것 같아 씁니다.
저희 부모님은 지방 소도시에서 30년 넘게 세탁소를 운영하고 계십니다. 여름엔 다리미 열기에 땀 범벅, 겨울엔 손이 다 터지도록 일하시면서 저랑 남동생 대학까지 하나 부족함 없이 키워주셨어요. 저는 그런 부모님이 세상에서 제일 존경스럽고 자랑스러웠고요. 예비 신랑이랑은 3년 만났고, 시댁은 아버님이 건설 쪽으로 자그마한 사업 하신다고만 들었습니다. 그게 다였습니다.
문제는 상견례 당일에 터졌습니다. 예약한 한정식집 룸, 마주 보는 4인 탁자에 양가 부모님이 앉자마자 예비 시부가 저희 아버지 와이셔츠 소매를 훑더니 사부인 소매에 그 까만 거 기름때 아니오? 하면서 실실 웃는 겁니다. 아버지가 헛웃음으로 넘기려는데도 계속해요. 평생 남의 옷 빨래나 하다 보면 세상이 좁아지지, 우리 집안은 격식을 중요시하는데 세탁소 집 딸이라 그런지 애가 어딘가 촌스럽네 진짜 입에 담기도 민망한 소리를 대놓고 뱉더군요. 룸 안 공기가 그냥 얼어붙었습니다.
제일 어이없던 건 예비 신랑이었습니다. 말리기는커녕 식탁 밑에서 제 손을 꾹 누르면서 아버지가 원래 솔직하신 분이야, 이해해 이러는 거예요. 그날 부모님은 제가 상처받을까 봐 끝까지 허허 웃으며 맞춰주셨는데, 헤어지고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엄마 손을 잡았더니 손끝이 파르르 떨고 계시더라고요. 그 순간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그날 밤 참다 참다 예비 신랑 폰을 봤고, 카톡에서 예비 시부가 누군가에게 과거 정리 비용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보냈다는 대화와 이체 내역을 봤습니다.
바로 아는 사람 통해 합법적으로 조회하고 뒷조사를 맡겼더니 기가 막히더군요. 사업가라던 그 인간, 사기와 횡령으로 실형만 세 번 살았던 전과자였습니다. 지금 한다는 건설업도 전부 타인 명의를 빌려 돌리는 껍데기 회사였고, 부실 시공으로 소송까지 걸려 있더라고요. 평생 남의 옷에 밴 기름때나 닦으며 정직하게 사신 저희 부모님을 깎아내리던 입으로, 뒤에선 남 등쳐먹고 피눈물 흘리게 한 인간이었던 겁니다.
증거 다 모아서 어제 시댁 사람들을 다 불러 모은 자리에서 터뜨렸습니다. 시댁 거실 식탁 위에 판결문 사본이랑 등기부, 소송 내역 다 던져버렸어요. 처음엔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니, 제가 피해자분들한테 직접 받은 녹취 몇 개를 틀어주니까 얼굴이 순식간에 잿빛이 되더군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한마디 했습니다. 부모님 직업이 어떻냐 따지기 전에 본인 전과부터 상견례 자리에서 읊으셨어야죠? 하고 파혼 통보하고 뒤도 안 돌아보고 나왔습니다.
진짜 조상이 도운 셈입니다. 저희 부모님은 아직 제가 시부 모욕 때문에 파혼한 줄로만 아세요. 전과 얘기는 차차 정리해서 말씀드리고 제대로 안아드릴 생각입니다. 정직하게 땀 흘려 버는 돈이 제일 깨끗하고 무서운 거구나,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