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디에도 말할 곳이 없어서 결국 여기다 토해냅니다. 지금도 손끝부터 발끝까지 덜덜 떨려서 키보드가 제대로 안 눌려요.
남편은 겉으로 보면 정말 자상한 사람이에요. 아이한테도 저한테도 한 번 소리 지른 적 없는 완벽한 남편이자 아빠였죠. 며칠 전 남편 폰 액정이 나가서 수리센터에 맡겼는데, 직원이 비밀번호를 묻자 남편이 제 앞에서 말을 돌리더라고요. 그 순간부터 심장이 뛰었어요. 사실 저는 결혼하자마자 남편 몰래 위치추적 앱 깔아놓고 퇴근 동선, 점심 위치까지 매일 확인해왔거든요. 이번에도 참지 못하고 사설 복구 업체에 백만원 가까이 주고 삭제된 사진이며 검색기록까지 전부 복구해버렸습니다.
복구된 드라이브를 하나씩 열어보는데 '박**_자료'라는 압축 폴더가 딱 걸리더라고요. 박**이는 제 20년 지기 베프예요. 우리 가족이랑 매주 주말마다 캠핑 가고 집에서 술 마시던 애예요. 설마 하는 마음에 압축을 풀었는데, 순간 머리가 하얘지면서 숨이 안 쉬어지더라고요.
안에는 박**이 얼굴로 합성된 성인 사진이랑 짧은 영상 수백 개가 빼곡했어요. 그냥 어설픈 합성이 아니라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인 제가 봐도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정교했어요. 남편이 박**이 인스타에 올린 비키니 사진, 잠옷 사진, 심지어 우리 집 거실 소파에서 셋이 같이 찍은 사진까지 하나하나 긁어모아 정성 들여 합성해 놓은 거였어요.
검색 기록을 보니 '딥페이크 독학', 'AI 합성 자연스럽게 하는 법' 같은 걸 몇 달 전부터 수십 번이나 찾아봤더라고요. 저랑 한 침대에 누워 등 돌리고 잘 때도, 거실 바닥에 앉아 아이랑 블록 쌓기 할 때도 머릿속으로는 제 친구 옷 벗길 궁리만 했다는 거잖아요. 생각만 해도 속이 뒤집혀서 화장실에서 몇 번이나 헛구역질했어요.
더 소름 끼치는 건 제 자신이었어요. 그 더러운 합성 사진 속 박**이 몸매랑 제 몸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비교하고 있는 제가 너무 비참하더라고요.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박**이는 왜 남편 있는 자리에서 그렇게 몸에 딱 붙는 원피스만 입고 왔을까, 왜 그렇게 해맑게 웃었을까' 원망까지 하고 있어요. 남편이 괴물인 건 아는데, 제 가정이 이렇게 박살 난 마당에 박**이가 온전한 피해자로만 안 보이는 제가 미친 걸까요. 솔직히 친구한테 이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아요. 우리 남편이랑 그 애 이름이 그런 더러운 폴더 안에서 같이 엮였다는 자체가 너무 역겨워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