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덜덜 떨려서 키보드가 제대로 안 눌립니다. 심장이 쿵쾅거려서 터질 것 같아요. 도저히 혼자 삭히질 못하겠어서 전남친 최OO가 저지른 짓을 여기다 다 까발리려고 글 씁니다.
최OO이랑은 딱 1년 사귀고 3개월 전에 헤어졌어요. 걔 바람 피는 거 걸려서 제가 차버린 거고, 그 뒤로 겨우겨우 정신 붙잡고 버티고 있었거든요. 근데 어제 밤 11시쯤 대학 동기한테 카톡이 왔어요. "너 이거 봤어? 빨리 전화 좀 받아봐" 이러면서요.
동기가 떨리는 손으로 보여준 게 최OO이 끼어 있는 7명짜리 남자들 단톡방 캡처였어요. 거기에 제가 저희 원룸 화장실 샤워부스에서 머리 감고 있는 사진이랑 10초짜리 영상이 떡하니 올라와 있더라고요. 캡션은 '전여친 몸매 감상 타임 ㅋㅋ' 였어요. 우리 집 화장실이 문이 끝까지 안 닫히고 10cm 정도 틈이 벌어지는 구조인데 그 틈으로 폰 들이밀고 찍은 거였어요. 타일 바닥에 제 발목까지 다 나오더라고요.
피가 거꾸로 솟아서 바로 최OO한테 전화해서 미친 소리를 질렀어요. 사람 탈을 쓰고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당장 그 단톡방에서 영상 내리고 애들 폰에서도 다 지우라고 소리쳤죠. 근데 걔가 웃으면서 받아치는 말이 진짜 가관이었습니다.
"야, 유난 좀 떨지 마. 네 몸매 솔직히 볼 것도 없어서 다들 보고 비웃기만 하더라. 뭐 대단한 거라고 고소 어쩌고 생난리를 쳐? 그 영상 퍼지는 게 그렇게 무서우면 지난달에 네가 명품 질러서 터뜨린 카드값이나 갚게 해달라고 빌던가."
맞아요, 저 지난달에 백화점에서 명품 가방 하나 할부로 긁었다가 카드값 200 넘게 터진 건 사실이에요. 그래서 제가 최OO한테 "영상 지워줄 거면 그거 좀 막아주면 안 되냐"고 먼저 얘기한 적은 있어요. 근데 그건 제가 너무 급하고 절박해서 나온 말이었지, 그게 몰카 찍어 유포한 범죄랑 같은 선상에서 비교할 일인가요?
지금 최OO은 제가 돈 뜯으려고 일부러 꽃뱀처럼 들러붙는다고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녀요. 영상은 이미 걔 친구들끼리 돌고 있다는데 저는 진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걔는 저를 완전 정신 나간 애 취급하면서 비웃기만 하고 있어요. 제 인생 이렇게 망가져도 되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