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손이 바들바들 떨려서 자판이 제대로 안 눌리네요. 눈물 때문에 화면도 다 번져서 글 쓸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남편이 저를 집안 말아먹은 주범 취급해서 이혼 얘기까지 꺼내는 상황이라 답답해서 올립니다. 이게 정말 제가 다 잘못한 건가요?
남편은 결혼하고 얼마 안 돼서부터 자기가 재테크 귀재라도 되는 양 코인에 손을 댔습니다. 결과는 뻔하죠. 2년도 안 돼서 5천만 원을 그대로 날렸어요. 그때 거실 소파에 주저앉아 일어나지도 못하는 남편 붙잡고 제가 결국 대출까지 알아봐서 메꿔줬습니다. 저는 그때 피눈물 나는데도 애 생각해서 꾹 참고 넘어갔어요.
그런데 어제 터졌습니다. 육아 스트레스에 하루 종일 시달리다 예전부터 눈여겨봤던 가방 하나를 그냥 질렀거든요. 남편이 날린 5천에 비하면 정말 소소한 금액인데, 저녁에 식탁 위에 던져진 카드 명세서 보더니 갑자기 고함을 지르더군요. 정신 나간 여자니, 작정하고 집안을 거덜내려 하냐느니... 제가 그 돈으로 유흥을 즐겼나요? 코인판에 다 쏟아부었나요? 가방 하나 산 게 그렇게 죽을죄인가요?
기가 막힌 건 남편 논리입니다. 본인이 날린 돈은 어쩔 수 없는 투자 실패라면서 제 가방은 가계 파탄의 원인이라고 몰아세워요. 5천만 원은 괜찮고 제 가방은 안 된다는 게 말이 됩니까? 이제는 매일 가계부를 쓰라며 제 카드를 감시하겠다고 합니다. 이거 완전 경제적 가스라이팅 아닌가요?
남편은 하루 종일 코인 차트만 들여다보면서 회사 일은 대충 하는데, 저는 유통회사에서 경리 일에 육아까지 성실하게 하고 있거든요. 본인이 저지른 일은 쏙 빼놓고 제 소비만 문제 삼는 이 내로남불,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가 예민한 건지 이 사람이 비정상인 건지 좀 따져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