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2살 대학생이고 집 근처 개인 카페에서 6개월째 주말 알바 뛰고 있는 그냥 서민 알바생입니다. 평일은 수업이랑 과제, 주말은 하루 종일 카운터에 서 있는 게 제 일상이라 성실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해요.
제가 오늘 이렇게 글 쓰는 이유는 하나예요. 평소에 진짜 팬이라 매 영상 챙겨보며 힐링받던 구독자 100만 넘는 브이로거 '안**' 씨의 민낯을 오늘 두 눈으로 직접 봤기 때문입니다. 너무 충격이라 안 쓰면 잠도 안 올 것 같더라고요.
오늘 오후 두 시쯤 그분이 촬영한다며 저희 카페에 들어왔어요. 입구 쪽 4인 테이블에 조명이랑 카메라 세팅하고 들어오는데 화면보다 실물이 더 예쁘고 스타일도 힙해서 처음엔 속으로 와 대박이다 했죠. 카메라 빨간불 켜져 있을 땐 알바인 저한테까지 눈 접어 웃어주고 주문 받을 때도 목소리 깔고 천사 그 자체더라고요.
근데 진짜 소름은 그 다음이었어요. 감독님 오케이 컷 하고 카메라 전원이 꺼지는 소리 나자마자 그 웃던 얼굴이 1초 만에 싹 굳더니 손에 들고 있던 시그니처 주스 잔을 원목 테이블에 탁 소리 나게 내려놓는 거예요. 잔이랑 테이블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가 아직도 귀에 남아요.
그러더니 카운터에 서 있는 저를 위아래로 훑고 대뜸 반말로 꽂더라고요. "야, 너 이거 서비스로 준 주스 맞냐? 왜 이렇게 맛이 없어? 과일 신선한 거 쓴 거 맞아?" 방금 전까지 웃던 사람이 맞나 싶어서 귀를 의심하고 그대로 얼어버렸죠.
제가 너무 당황해서 "네? 죄송합니다" 하고 버벅대니까 옆에 있던 스태프 분 앞에서도 더 기세등등해지더라고요. 저를 벌레 보듯 노려보면서 "말귀를 못 알아들어? 아니면 머리가 그 모양이야? 과일 상태 별로면 새로 뽑아오라고. 카메라 꺼졌다고 눈도 같이 감겼냐?" 쌍욕 섞어서 쏘아붙이는데 손이 덜덜 떨려서 주문서도 제대로 못 잡겠더라고요.
제가 죄송하다고 새로 만들어 드리겠다고 허리 숙이니까 코웃음 치더니 "빨리 안 하고 뭐 해? 내가 너 같은 애들 기분 맞춰주려고 팁 주는 줄 알아? 카메라 돌 때는 참아준 거지 진짜 열받게 하네." 하면서 바닥에 침 뱉는 시늉까지 하는 거예요. 홀에 손님 두 팀 더 있었는데 공기가 싸하게 얼어붙었어요.
영상에서는 유기견 봉사 가서 눈물 흘리고 어려운 이웃 돕는다며 펑펑 울던 그분이 맞나 싶더라고요. 같이 일하던 다른 알바 친구도 옆에서 다 듣고 있다가 손님 빠지자마자 둘이 탕비실 구석에서 울었어요. 아직도 손이 떨려요.
제가 예민한 건지, 원래 유명인들은 카메라 앞뒤가 이렇게 다른 건지 모르겠네요. 헛소리처럼 들릴까 봐 그때 상황 녹음해 둔 게 있어요. 정리해서 곧 올리겠습니다.
글을 올린 뒤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시고 힘을 실어주셔서 놀랐습니다. 게시물이 퍼진 지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해당 브이로거 소속사라는 곳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처음에는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는 말에 혹시나 했는데, 만나자는 장소가 법무법인 사무실이라는 얘기를 듣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녹음 파일을 돌려받으려는 속셈처럼 느껴져 응하지 않고 거절했습니다.
대신 익명 게시판에는 저 외에도 같은 분에게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카페 알바생 네 분이 추가로 글을 올렸습니다. 다른 매장에서도 촬영이 끝나자마자 욕설을 하거나 협찬을 빌미로 과한 요구를 했다는 증언이 이어졌습니다.
안 씨는 결국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댓글창을 모두 닫았고, 저녁 무렵 짧은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컨디션이 안 좋아 예민했다는 변명만 늘어놓은 글을 보니 오히려 더 화가 났습니다. 그래도 많은 분들의 응원 덕분에 이제는 두렵지 않습니다.
사장님께서도 당시 CCTV 영상을 잘 보관해 두겠다고 도와주신다고 하셔서 끝까지 책임을 묻고 싶습니다. 세상에 완벽한 천사는 없겠지만, 뒤에서는 사람을 깔보면서 앞에서만 천사인 척하는 모습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