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어디 털어놓을 데가 없어서 글 올립니다. 속이 너무 답답해서 미치겠네요.
저는 결혼 5년 차고 중견기업 회계팀에서 대리로 일하는 평범한 맞벌이 주부입니다. 남편은 성실하고 착하긴 한데 2년 전부터 권태기가 너무 심하게 왔어요. 그러다 와인 동호회에서 연하남 한 명을 알게 됐고 결국 선을 넘었습니다. 남편이 지방으로 출장 간 주말이면 그 사람을 저희 집 안방까지 들였을 정도로 깊이 빠졌어요.
그런데 오늘 시댁 제사라 새벽부터 시댁 가서 부엌에서 전 부치고 나물 무치고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었거든요. 그때 시누이가 현관문을 활짝 열면서 ‘결혼 전제로 만나는 사람 데려왔어!’ 하고 남자 한 명을 끌고 들어오는 겁니다. 고개 돌려 현관 쪽 본 순간 뒤집개 놓칠 뻔했어요. 제 앞에 서 있는 게 그 연하남, 바로 제 내연남이었으니까요.
그 사람은 제 얼굴을 보고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더군요. 너무 태연하게 ‘안녕하세요, 형수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하고 허리 숙여 인사하는데 소름이 쫙 끼쳤습니다. 옆에서 시누이는 세상 행복한 표정으로 ‘오빠보다 능력 좋지? 성격도 너무 다정해’ 하면서 자랑만 늘어놓고 저는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버렸어요.
남편은 하나도 모르고 ‘오, 매제 될 분이시구나! 인상 참 좋으시네!’ 하면서 먼저 손 내밀고 악수하고, 시부모님은 벌써부터 ‘둘이 잘 어울린다, 손주 소식 빨리 듣고 싶다’며 분위기 띄우시더군요. 제일 소름 돋은 건 제사상 다 치우고 거실에서 잠깐 둘이 스치게 됐을 때였어요. 그 사람이 제 귀 바로 옆에 입 대고 나직하게 속삭이더군요. ‘형수님, 음식 솜씨 그대로시네요. 예전에도 잘 느꼈죠.’
지금 머리가 터질 것 같습니다. 시누이는 이 남자를 대체 어디서 만난 건지, 혹시 제 관계를 알고 일부러 접근한 건지 온갖 생각이 듭니다. 이걸 남편한테 말하자니 제 외도까지 다 까발려지는 거고, 그렇다고 눈 뜨고 결혼식까지 보게 둘 수는 없잖아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진짜 미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