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명절 연휴 마지막 날인데 속이 터져서 글 올립니다. 지금 남편이랑은 대화 단절 상태고 친정으로 가버릴까 말까 싸우느라 너무 지쳐서 글 쓰는 것도 힘들네요.
일은 이번 설에 시댁 다녀오면서 터졌습니다. 결혼하고 세 번째 명절인데 갈 때마다 시어머니 눈치에 눌려서 제대로 말 한마디 못 하고 왔어요. 이번에는 작년에 홍보팀 대리로 승진한 기념으로 나 자신한테 주는 선물이라며 12개월 할부 긁어서 장만한 명품백을 일부러 메고 갔습니다. 거실 소파 옆 협탁에 곱게 세워뒀는데도 계속 신경 쓰이더라고요.
점심 다 먹고 다 같이 거실에 모여 과일 먹는데 시어머니가 제 가방을 힐끔보시더니 말도 없이 낚아채듯 들어서 안방으로 들어가시는 겁니다. 그리고는 7살 조카를 손짓해 부르더니 그 가방을 바닥에 툭 던지듯 건네며 ‘○○아 이제 학교 가니까 이런 좋은 것도 만져봐야 눈이 높아지지. 고모부가 사준 거라 생각하고 가지고 놀아’ 하시는 거예요.
너무 당황해서 ‘어머니 그건 제 가방이라 애가 가지고 놀면 망가져요’ 하고 조심스레 말했더니 더 어이가 없더라고요. ‘야 애 교육하는데 가방 하나가 그렇게 아깝냐? 비싼 물건을 직접 만져보고 아껴 써봐야 나중에 커서도 귀한 줄 안다. 그리고 이거 살 때 내가 보태준 돈도 있는데 손녀한테 그 정도도 못 나누냐’ 라고 쏘아붙이시는데 할 말을 잃었습니다.
맞아요 그 가방 살 때 시어머니가 명절 보너스라며 100만원 보태주신 건 사실입니다. 근데 나머지 수백은 전부 제 카드 할부고 지금도 매달 제 월급에서 피 같이 갚고 있는데요. 옆에서 시누이는 ‘어머 엄마 센스 최고! ○○아 얼른 숙모한테 고맙습니다 해야지’ 하며 부채질하고 남편은 헤헤 웃으면서 ‘여보 어머니가 교육용이라잖아 명절인데 좀 참아’ 이러고만 있더라고요.
결국 제가 가방을 도로 가져오려고 손을 뻗으니 조카가 꽥 소리를 지르며 울음을 터뜨렸고 순식간에 제가 애 기 죽이는 속 좁은 사람 됐습니다. 시어머니는 ‘너처럼 쪼잔한 애는 처음 본다’ 며 가방을 낚아채 안방 장롱 맨 위칸에 처박아 잠가버리셨고 저는 빈손으로 집에 돌아왔습니다. 제가 예민한 건가요 아니면 시댁 식구들이 단체로 선을 넘은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