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손에 안 잡혀서 평소보다 두 시간 일찍 집에 들어갔어요. 현관문을 열자마자 묘하게 낯선 향수 냄새가 코를 찌르더군요. 설마 했는데, 우리 집 거실 쇼파에 제가 제일 아끼는 머그컵을 들고 앉아 있는 한 여자를 봤습니다.
너무 당황해서 말이 안 나왔어요. 그 여자는 저를 보더니 당황하는 기색도 없이 '어머, 벌써 오셨어요?'라며 태연하게 인사를 하더라고요. 남편이 잠시 편의점에 갔다며 저보고도 앉으라고 자리를 권하는데, 제 집 거실에서 제가 손님 취급을 받는 기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거예요.
정신 차리고 누구냐고, 여기서 뭐 하는 거냐고 소리를 질렀어요. 그랬더니 그 여자가 컵을 내려놓으며 아주 차분하게 말하더군요. '그렇게 소리 지르지 마세요. 부부 일은 둘이 알아서 하셔야지, 왜 저한테 이러세요? 두 분 사이가 이미 예전 같지 않은 건 언니도 아시잖아요.'
손이 떨리고 심장이 터질 것 같았어요. 남편이랑 최근에 대화가 좀 줄긴 했어도, 저는 우리가 괜찮은 줄 알았거든요. 제가 일하느라 좀 소홀했던 게 이렇게 큰 잘못인가요? 아니면 제가 남편 기를 못 살려줘서 그 사람이 밖으로 돈 건가요? 제가 예전 남친이랑 연락했던 거 가지고 남편이 트집 잡을 때 그냥 다 받아줬어야 했나 싶고, 머릿속이 하얘지더라고요.
그때 남편이 들어왔는데, 저를 보자마자 표정이 굳더니 그 여자를 감싸며 저한테 왜 이렇게 예민하게 구냐고 소리를 칩니다. '너 요즘 히스테리 부리는 거 그만 좀 해. 이 사람은 그냥 내 고민 들어주러 온 거야.'라면서요. 상간녀는 그 뒤에서 가련한 표정으로 저를 비웃고 있는데, 저는 제 명의인 이 집에서 이방인이 된 것만 같아 무너지는 것 같습니다.
아직 공개된 후일담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