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금 손이 바들바들 떨려서 키보드 치는 것도 힘겹네요. 딱 2주 전에 번화가에 있는 유명 성형외과에서 코 수술 받았어요. 원래 뭉툭한 코끝이 평생 콤플렉스였고, 프리랜서로 몇 달간 모아둔 적금 다 털어서 큰맘 먹고 결정한 거였거든요.
처음엔 붓기겠지 했는데 붓기가 빠질수록 코축이 오른쪽으로 휘더니 어제는 코끝이 푹 꺼지듯이 주저앉았어요. 집 화장대 거울이랑 현관 전신거울 어디서 봐도 라인이 뒤틀려서 숨이 턱 막히더라고요. 예뻐지려고 한 건데 지금은 마스크 없이는 밖에 나가는 것조차 겁나요.
도저히 안 되겠어서 오늘 원장실로 직접 찾아갔어요. 원장이 진료의자 앉혀놓고 제 코를 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리며 이러더라고요. "환자분, 이건 사고가 아니에요. 예술적인 변형이죠. 완벽한 대칭은 오히려 지루하지 않나요? 이 정도 비틀림이 있어야 아방가르드한 매력이 완성되는 겁니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목소리까지 높아졌더니 되려 저를 가르치려 들더군요. 미적 감각이 부족하다, 저를 믿고 이 디자인을 즐기라면서요. 솔직히 수술하고 일주일쯤 지나서 친구 생일 때 와인 한두 잔 마시고 헬스장에서 가볍게 유산소 좀 한 건 사실이에요. 근데 그걸로 코가 이렇게 무너질 리가 없잖아요?
결국 원장은 관리 소홀 탓으로 돌리면서 재수술하려면 돈을 더 내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돈 내고 망가진 코를 또 돈 주고 고쳐야 한다니 이게 말이 되나요. 이 궤변 같은 예술 타령 때문에 제 일상이랑 멘탈이 다 망가졌어요. 제발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