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불 끄고 침대에 앉아 있는데 손이 계속 떨려서 글자가 두 번씩 눌려요. 이게 진짜 현실에서 벌어진 일 맞나 싶을 정도로 어이가 없고 분해서 도저히 혼자 삼킬 수가 없어서 글 올립니다. 제발 누가 제 정신이 맞는지 좀 봐주세요.
저희 2년 만났고 1년 전에 남친이 다른 여자랑 몰래 연락하고 따로 만나는 걸 제가 직접 잡았어요. 그때 진짜 멘탈 완전 나가서 밤새 울었는데 걔가 무릎 꿇고 울면서 손가락 걸고 다시는 절대 안 그런다고 빌길래 바보같이 한 번만 믿어준 거예요. 그 뒤로 저는 걔가 화장실 간다고 폰 들고 일어나기만 해도 가슴이 철렁하고, 야근이라 연락 늦는다 하면 온갖 상상이 다 들 정도로 불안이 몸에 배어버렸어요.
그래도 관계를 다시 세워보겠다고 이를 악물고 참았어요. 걔 폰 몰래 보고 싶은 충동이 하루에도 열두 번씩 올라와도 꾹 눌렀고, 서로 폰은 안 보는 게 예의라고 생각해서 제 폰도 굳이 안 건드렸죠. 근데 정작 그 인내는 저 혼자 한 거였더라고요.
원래 둘 다 비번 공유 안 하는 사이였고 저는 지문만 해두고 잠금은 안 걸어뒀었거든요. 근데 최근에 직장 상사가 제 폰을 툭 가져가서 업무 카톡 본다며 뒤지고, 친구들이랑 한 사적인 대화까지 걔가 트집 잡아 싸우는 게 너무 스트레스라 그냥 6자리 비번 새로 걸어뒀어요. 그날 제가 잠깐 화장실 간 사이 걔가 제 폰을 뒤지려다 잠금 화면 뜨니까 거실에서 바로 폭발하더라고요. 폰을 소파에 패대기치면서 너 바람피우냐, 걸릴 게 있으니까 잠갔지 이러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요.
지 바람으로 제 신뢰 다 박살내놓은 건 까맣게 잊었나 봐요. 제가 억울해서 친구 카톡까지 다 보여줬는데 이미 지웠다며 끝까지 몰아가고, 폰 뺏으려고 제 손등을 확 밀쳐서 시퍼런 멍까지 들었어요. 제 사생활 좀 지키겠다고 비번 건 게 바람 의심받을 짓인가요? 이런 사람이랑 계속 만나는 게 맞을까요, 진짜 정 떨어져서 미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