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다음 달 결혼식 앞두고 스튜디오 촬영까지 끝낸 예비신부입니다.
지금 머리가 너무 복잡해서 글이 횡설수설해도 양해 부탁드려요. 평생 믿었던 두 사람한테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기분이라 어젯밤부터 한숨도 못 잤습니다.
어제 저녁 스튜디오에서 보정 전 원본 300여 장을 압축파일로 보내왔길래, 침대에 엎드려 노트북으로 한 장씩 넘겨보고 있었어요. 제 10년지기 친구들이 들러리로 서주고 신랑이 가운데 선 단체컷이었는데, 하얀 배경 앞에 다들 어깨 붙이고 선 사진이었거든요.
그렇게 넘기다가 맨 뒤 열 구석에 찍힌 한 장에서 뭔가 이상하게 걸리더라고요. 무심코 확대해서 보는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는 줄 알았습니다.
신랑 왼손이 제 바로 옆에 서 있던 친구 B 엉덩이를 대놓고 움켜쥐고 있더군요. 살짝 닿은 게 아니라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될 정도로 힘이 들어가 있었어요. 더 기가 막힌 건 B 표정이었어요. 놀라기는커녕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묘하게 웃고 있더라고요.
저 이번 결혼 준비하면서 진짜 다 쏟아부었거든요. 신랑 체면 세워준다고 제 친구들한테 비싼 식사 대접해가며 들러리 부탁하고, 신랑 친구들이 저 어려워할까 봐 제가 먼저 연락해서 챙기기까지 했어요. 신랑 절친 C오빠가 요즘 힘들다고 할 때도 신랑 바쁘니까 제가 따로 만나서 커피 사주고 고민 들어주면서 우리 사이 좋게 만들려고 그렇게 애썼는데...
제 등 뒤에서 둘이 언제부터 이러고 있었던 건지 생각하면 소름이 돋아요. 촬영 중간에도 둘이 자꾸 붙어서 귓속말하는 걸 보고 그냥 친해졌나 보다 하고 넘긴 제가 너무 바보 같아요. 이 사진 지금 바로 단톡에 올려서 다 터뜨려도 제가 예민한 건 아니겠죠? 인생 전체를 부정당한 기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