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머리가 하얗게 멍해서 어디라도 토해내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아 글 올립니다. 제가 유난인 건지 이게 정상적인 집안이 맞는 건지 도저히 구분이 안 가요.
저 다음 달 결혼 앞둔 29살 예비신부예요. 중소기업 마케팅팀 대리로 일하고 있고 예비남편이랑은 2년 연애했어요. 원래 시댁이 좀 끈적하고 연락 자주 하는 집안인 건 알았는데 오늘 같은 건 진짜 처음이에요.
오늘 일요일이라 모처럼 늦잠 좀 자려고 방 암막커튼 다 치고 핸드폰 아예 무음으로 돌려서 협탁 위에 뒤집어두고 잤어요.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딱 세 시간 눈 붙은 게 전부예요. 깨고 나니 방 안은 그대로 깜깜했는데 밖에서부터 폰 진동이 아니라 부재중 알림이 미친 듯이 쌓여 있더라고요.
화면 켜자마자 찍힌 숫자 57. 스팸인가 싶어 목록 열어봤더니 예비 시어머니 32통, 시누이 15통, 예비남편 10통. 세 명이서 돌려가며 3분에 한 번꼴로 전화한 거예요. 카톡이랑 문자는 수백 개가 터져 있는데 내용이 더 가관이에요.
‘어디서 어른 전화 씹어?’, ‘너 지금 우리 집안 무시하는 거냐’, ‘이런 애 우리 며느리로 못 들인다, 파혼이다’ 도배예요. 아니 고작 세 시간 전화 못 받았다고 욕을 바가지로 먹고 파혼 소리까지 들어야 해요? 제가 무슨 죄를 지은 건지 모르겠어요.
더 기가 막힌 건 예비남편 반응이에요. 제가 자느라 못 받았다고 하니까 듣지도 않고 바로 소리부터 질러요. ‘우리 엄마 혈압 올라 쓰러질 뻔했는데 넌 잠이 오냐, 당장 시댁으로 와서 무릎 꿇고 빌어라’ 이러는데 진짜 머리에서 피가 거꾸로 솟더라고요. 무음으로 해둔 것 자체가 자기네 식구 무시한 계획적인 짓이라며 몰아붙여요.
제가 잠깐 눈 붙인 걸로 이렇게까지 사람 몰아야 해요? 지금도 시댁 식구들이 우리 집 앞으로 찾아오겠다고 카톡으로 협박 아닌 협박을 하고 있어요. 방 안에 혼자 있는데 현관 벨 울릴까 봐 심장이 쿵쾅거려서 도망가고 싶은 심정이에요. 이 결혼 진짜 해야 하는 걸까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