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 3년 차, 32살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지금 손이 덜덜 떨리고 눈물이 계속 나서 익명에라도 기대보려고 글 씁니다. 제가 유난인 건지 진짜로 뒤통수 맞은 건지 냉정하게 좀 봐주세요.
지난 주말 안방 붙박이장 서랍 정리하다가 맨 아래 칸에서 남편 구형 폰 하나가 나왔어요. 액정은 거미줄처럼 깨져 있고 전원도 안 들어오더라고요. 그냥 버릴까 하다가 연애 때 사진이라도 건질까 싶어서 동네 데이터 복구 센터에 맡겼습니다. 솔직히 요즘 남편이 폰 액정 바닥으로 뒤집어 놓고 화장실 갈 때마다 꼭 챙겨 들어가서 20분씩 안 나오는 게 계속 걸렸던 것도 있어요. 저도 모르게 한 번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오늘 오후에 복구 완료됐다고 연락 와서 떨리는 손으로 클라우드 링크 열어봤는데 연애 사진 같은 건 하나도 없었습니다. 카카오톡 복구 폴더에 '우리 가족♡'이라는 단톡방이 떡하니 있더라고요. 멤버는 남편, 시어머니, 시누이 딱 세 명. 저는 없었어요.
처음엔 에이 설마, 가족끼리 따로 얘기할 수도 있지 하고 넘기려 했는데 대화 내용 읽자마자 피가 거꾸로 솟더라고요. 작년 제사 때 제가 일주일 내내 마트 세 번씩 가고 허리 끊어지게 전 부쳐서 상 차렸거든요. 근데 시어머니가 단톡에 그러는 거예요. '걔(저) 성격 피곤하니까 음식 시켰다고 하고 돈만 받자. 우리끼리 맛집 가서 제대로 먹으면 돼.' 남편은 거기에 '역시 울 엄마 천재 ㅋㅋ' 하면서 맞장구 치고 있었고요.
더 소름 돋은 건 이번 달 제주도 여행이었어요. 남편이 주말에 회사 워크숍 잡혔다면서 저보고 그 틈에 친정이나 다녀오라고 했거든요. 근데 단톡에는 버젓이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지○ 친정 가는 주말로 항공권 다 끊어놨어요. 걔는 워크숍인 줄 알아요 ㅋㅋ' 날짜까지 제 친정 가는 날에 맞춰서요.
앞에서는 세상 다정하게 웃어주던 사람들이 뒤에서는 저만 빼고 저를 '걔'라고 부르며 비웃고 있었다는 걸 아니까 온몸에 소름이 끼치고 당장 집에서 뛰쳐나가고 싶습니다. 저는 이 집에서 그냥 돈 벌어오고 제사상 차리는 사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걸까요. 지금 당장 짐 싸서 친정으로 가야 할까요, 아니면 모르는 척하면서 증거를 더 모아둬야 할까요. 제발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