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 2년차 32살 맞벌이 사무직입니다. 지금도 키보드 치는 손이 덜덜 떨려서 글 올립니다. 제가 예민한 건지 시어머니가 선을 넘은 건지 솔직히 판단 좀 해주세요.
지난달 제 생일이었어요. 퇴근하고 시댁 거실로 불려갔는데 시어머니가 안방에서 유명 브랜드 쇼핑백을 꺼내와 식탁 위에 툭 올려놓더라고요. '그동안 고생 많았다' 그 한마디랑 같이요. 열어보니까 제가 인스타에 저장만 해뒀던 그 클래식 핸드백이 그대로 들어있더라고요. 매장가 900은 족히 넘는 모델이라 너무 놀라서 그 자리에서 울컥해 눈물까지 핑 돌았어요. 솔직히 친구들 시어머니는 생일에 뭐 해줬더라 한두 번 얘기한 적은 있어도 이렇게 큰 걸 바란 건 아니었는데 너무 감사했죠.
기쁜 마음에 그 주말 고등학교 동창 모임에 바로 들고 나갔어요. 카페 2층 예약석에 앉자마자 애들이 다 몰려들어서 부럽다 난리가 났고 저도 어깨 으쓱해서 '시어머니가 생일선물로 해주셨어' 하고 한참 자랑했죠. 근데 평소 중고 명품 거래를 취미처럼 한다는 애 하나가 가방을 빤히 보더니 표정이 싹 굳더라고요. 눈치 보더니 제 팔을 살짝 끌고 화장실 세면대 쪽으로 데려가 귓속말로 '야 이거 가품 같은데? 로고 바느질 간격이랑 가죽결이 정품이랑 다르고 안쪽 시리얼 스티커 번호 자체가 가짜 패턴이야' 라고 하더라고요. 머릿속이 하얘지고 피가 싹 빠지는 느낌이었어요. 애들 앞에선 웃는 척 넘겼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바로 남편한테 전화해서 다 말했죠.
남편도 처음엔 '설마' 하더니 바로 시어머니한테 스피커폰으로 전화를 걸었어요. 같이 듣고 있었는데 기대했던 사과는 한마디도 없더라고요.
오히려 대뜸 목소리를 높이시면서 '니가 평소에 분에 넘치게 명품 밝히고 남들 눈치나 보니까 내가 체면 세워주려고 어떻게든 구해다 준 거 아니냐, 네 허영심 때문에 생긴 일' 이라며 저를 완전히 몰아가시더라고요. 가짜를 정품인 척 건넨 기만은 쏙 빼놓고 제 욕심 탓으로 뒤집어씌우는데 소름이 쫙 끼치고 정이 뚝 떨어지더라고요. 이게 가족이 며느리한테 할 소리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