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식 올린 새신부입니다 아직도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꿈같은 신혼은 커녕 자다가도 벌떡 깨서 분통 터지는 중이라 글 올립니다
사건은 어제 결혼식장 2층 신부대기실에서 터졌어요 문이 드르륵 열리면서 시누이가 들어오는데 순간 눈앞이 하얘지더라고요 처음엔 제가 긴장해서 잘못 본 줄 알았어요 근데 아니었어요 시누이가 입고 온 게 완전 화이트 레이스 시스루 원피스였거든요 그냥 흰색이 아니라 속 안감이 다 비쳐서 안쪽 속옷 라인이 은근히 드러나는 아찔한 재질에 기장은 무릎 한참 위로 올라오는 미니였어요
대기실 소파에 앉아있던 제 친구들 표정이 일제히 굳어서 서로 눈만 껌뻑이고 담당 도우미 이모님도 헛기침하면서 저랑 시누이 얼굴 번갈아 보시더라고요 정작 시누이는 "어머 언니 오늘 미쳤다 너무 예뻐!" 하면서 환하게 웃으며 제 어깨를 끌어안는데 진짜 소름이 쫙 끼쳤어요 본식장 들어가서도 가관인게 하객들 꽉 찬 홀 앞줄 한가운데 시누이가 앉아있는데 천장 조명 받으니까 그 레이스가 반짝반짝 빛나서 신부인 저보다 더 눈에 띄는 거예요 나중에 사진작가님이 제 옆으로 살짝 와서 "신부님, 혹시 앞줄 앉으신 시누이분 의상이 너무 밝아서요 단체사진 때는 뒤쪽으로 배치 조정할까요?" 하고 조심스레 속삭일 정도였어요
식 끝나고 남편한테 따졌죠 이게 말이 되냐고 신부 예의가 아니지 않냐고요 그랬더니 남편은 "나경이가 원래 꾸미는 거 좋아하고 유행 타는 애라 그래 악의는 없을 거야 그냥 예쁘게 보이고 싶었겠지" 하면서 시누이 편만 들더라고요 시어머니는 더 하세요 "우리 나경이 오늘 옷 진짜 잘 어울리더라 다들 모델 같다더라" 하시면서 제 속은 하나도 모르시고요 제가 예민한 건가요? 아무리 봐도 이건 대놓고 저 먹이려고 작정하고 입은 거 같은데 여러분은 어떻게 보세요?
글을 올린 뒤 댓글들을 계속 읽으며 울기도 하고 큰 위로도 받았습니다. 원래 제가 소심한 성격이라 시댁 어른들께 불만을 제대로 말 한마디 꺼내지 못하고 속으로만 앓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오늘 낮에 또 속 뒤집히는 일이 생겼습니다. 시누이가 본인 SNS에 제 결혼식 사진을 올렸는데 단체사진은 제가 사람들 사이에 가려져 잘 보이지도 않는 구도를 골라 올리고, 정작 본인이 조명 받으며 가장 돋보이는 단독 컷을 첫 장으로 걸어뒀더라고요. 설명글에는 '언니 결혼 축하해! 오늘 내가 더 신났네 힛'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걸 본 제 친구들이 단체 채팅방에서 바로 난리가 났습니다. 한 친구가 도저히 못 참겠다며 시누이 게시물에 '신부보다 더 주인공 같으시네요~ 예의는 어디에 두셨나요?'라고 댓글을 달았는데 시누이는 댓글을 순식간에 지우고 그 친구를 차단해버렸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남편에게 그 SNS를 보여주며 쌓인 걸 터뜨렸고 남편도 이번엔 도가 지나쳤다고 느꼈는지 시누이에게 전화해 게시물을 내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시누이는 '오빠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나는 축하해주려고 올린 건데 언니가 오빠 가스라이팅하는 거 아니야?'라며 울먹이며 시어머니에게 바로 전화했답니다. 지금 시어머니는 제게 전화해서 '애가 어려서 철없이 그런 걸 가지고 왜 그렇게 몰아세우냐 신혼여행 가기도 전에 집안을 풍비박산 낼 일 있냐'며 저만 다그치고 계십니다. 결혼한 지 겨우 하루 지났을 뿐인데 앞으로 결혼생활이 너무 막막하고 답답합니다. 그냥 지금이라도 짐 싸서 친정으로 가야 할지 고민됩니다 정말 눈물만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