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새벽인데도 가슴이 쿵쾅거려서 도저히 잠을 못 자겠어서 키보드 잡았습니다. 저한테는 고등학교 때부터 10년 넘게 붙어 다닌 박**이라는 친구가 있어요. 어디 가나 분위기를 주도하고 말빨도 세서 늘 중심에 서는 애라 저는 옆에서 따라다니는 쪽이었는데, 제가 힘들 때 묵묵히 옆을 지켜준 기억 때문에 진짜 자매처럼 여기며 지냈습니다.
그런데 작년 12월 말, 밤 11시쯤 갑자기 울먹이는 목소리로 전화가 오더라고요. 전세 보증금 잔금 200만원이 모자라서 내일까지 입금이 안 되면 계약 자체가 날아간다고, 제발 한 달만 빌려달라고요. 저도 월 300 초반 받으면서 적금 깨면 손해 보는 형편이었는데, 10년 우정 생각해서 고민도 없이 적금 중도해지해서 바로 쏴줬어요. 다음 달 월급날 칼같이 갚겠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고요.
근데 그 칼같던 약속일이 지나고 한 달, 두 달이 그냥 증발했어요. 돈 얘기는커녕 연락도 뜸해지더니 SNS는 멀쩡하더라고요. 호텔 망고빙수 인증샷, 백화점 쇼핑백 사진이 줄줄이 올라오는 걸 보고 혈압이 터지는 줄 알았어요. 참다 못해 최대한 비위 맞춰서 물어봤죠. '**아, 그때 빌려준 200 말인데 혹시 언제쯤 될까? 나도 이번 달 카드값이 좀 터져서 그래'라고 진짜 꼬리 내리고 돌려 말했어요.
그랬더니 돌아온 대답이 가관이더군요. 얘가 한숨을 푹 쉬더니 저를 위아래로 훑어보면서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이**, 너한테 진짜 실망이다. 우리 10년 우정이 고작 200만원이냐? 난 네가 돈보다 사람 사이의 신뢰를 더 소중히 여기는 애인 줄 알았는데, 돈 몇 푼에 연연해서 사람 쪼는 모습 보니까 정 떨어진다'더라고요. 제가 채권자인지 죄인인지 헷갈릴 지경이었습니다.
제가 제 돈 돌려받고 싶다는 게 그렇게 속물 같은 짓인가요? 200이면 제 두 달 치 적금이고 피 같은 돈인데, 그걸 요구하는 저를 오히려 돈에 미친 사람으로 몰아가는 그 눈빛이 계속 밟혀요. 지금도 심장이 벌렁거려서 잠을 못 자겠어요. 제가 예민한 건가요, 아니면 이 친구가 이상한 건가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