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키보드 위에 올린 손이 아직도 덜덜 떨려서 오타가 계속 나네요. 제가 유난을 떠는 건지, 원래 세상이 이렇게 굴러가는 건지 도저히 모르겠어서 글 올립니다.
저는 지금 임신 7개월 차예요. 결혼한 지는 2년 조금 넘었고요. 남편은 원래 담배를 달고 사는 사람이었어요. 연애할 땐 제가 싫다고 하면 그래도 눈치 보고 베란다나 밖에서 피우고 오더니, 제가 임신하고 나니까 사람이 완전히 달라지더라고요.
오늘 낮 12시쯤이었어요. 저는 거실 소파에 앉아 태교 음악 틀어놓고 배냇저고리 뜨개질하고 있었거든요. 안방에 있던 남편이 문 열고 나와서는 제 바로 옆 소파 팔걸이에 털썩 앉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담배를 꺼내 탁 하고 불을 붙이는 거예요. 순식간에 매캐한 연기가 거실 전체에 퍼지는데 숨이 턱 막히더라고요. 놀라서 남편 팔을 붙잡고 말했죠.
자기야, 여기서 피우면 어떡해. 아기한테 안 좋잖아. 제발 밖에서 피워주면 안 돼?
그게 그렇게 무리한 부탁인가요? 남편은 제 말 듣자마자 코웃음을 치더니 오히려 연기를 제 얼굴 쪽으로 후 하고 더 뿜더라고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가관이었어요. 야, 너 진짜 유난 좀 그만 떨어. 옛날 사람들은 아궁이 연기 마시면서도 애들 명문대 다 보냈어. 네가 그렇게 예민하게 굴니까 뱃속 애 성격이 벌써부터 비뚤어지는 거야. 애 망치는 게 누군지 모르겠어?
그 순간 머리가 띵 하고 울리더라고요. 태아 생각해서 제발 담배 좀 밖에서 피워달라는 당연한 말이 왜 유난이 되고, 왜 제가 애 성격을 망친다는 조롱을 들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됐어요. 제가 눈물이 그렁해서 쳐다보니까 남편은 어이없다는 듯 혀를 차더니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 끄고는 에휴, 정신병자랑 사는 내가 진짜 보살이지 중얼거리면서 다시 안방으로 들어가 버렸어요.
지금도 거실엔 담배 냄새가 찐하게 남아서 창문을 다 열어도 안 빠지고, 저는 바닥에 주저앉아 울기만 하고 있어요. 친정에 말하자니 걱정 끼칠까 봐 입이 안 떨어지고, 남편이랑 또 싸울 용기도 안 나요. 제가 정말 유난스러운 걸까요? 뱃속에 있는 우리 아기가 아빠 저런 말을 다 들었을까 봐 그게 제일 미안하고 가슴이 찢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