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언니 동생 하며 그렇게 다정하던 사람이 어떻게 제 뒤통수를 이렇게 후려칠 수 있죠? 제가 예민한가 싶어 며칠을 뜬눈으로 버텼는데, 남편 차 블랙박스 SD카드를 노트북에 꽂는 순간 들린 그 낯익은 웃음소리, 그 목소리가 설마 우리 딸 단짝 서준이 엄마일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서준이 엄마랑은 거의 매일 아침 8시 반 등굣길 정문 앞 빵집에서 커피 테이크아웃하고, 영어 학원 셔틀이랑 수행평가 정보 공유하면서 친자매처럼 지냈어요. 아이들도 서로 집에서 자고 갈 정도로 붙어 다녔고요. 남편이 요즘 야근에 주말 출장까지 잦다고 투덜댈 때마다 언니는 제 손을 꼭 잡고 '남자들 사회생활 하다 보면 다 그래, 민지 엄마가 예민해서 그래'라며 제 편인 척 다독였죠.
지난주 화요일 장대비가 쏟아지던 날, 대리 부르려고 남편 차 글로브박스를 열었다가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한 순간 눈앞이 노래졌습니다. 빗소리 가득한 차 안에서 남편과 서준이 엄마가 나누는 그 역겨운 농담과 웃음, 서준이 엄마가 그러더군요. '민지 엄마는 진짜 눈치도 없지? 자기 남편 흉을 그 상대 앞에서 다 털어놓는 거 보면 멍청해서 불쌍할 정도야'라고요.
그 음성을 듣는 순간 심장이 바닥으로 꺼지는 줄 알았습니다. 손이 덜덜 떨려서 핸드폰도 못 잡겠더군요. 당장 뛰어가서 다 엎어버리고 싶었지만 이를 악물고 참았어요. 그리고 오늘 오후 2시 50분, 민지 하교 시간에 맞춰 학교 정문 횡단보도 앞에 섰습니다. 저를 보고 평소처럼 '어머 민지 엄마! 오늘 날씨 너무 좋다'라며 해맑게 웃으며 다가오는 그 얼굴을 보는 순간 이성이 완전히 끊어졌습니다.
아이들과 다른 엄마들이 다 보는 공개된 정문 앞에서 저는 그 여자의 머리채를 움켜쥐고 바닥으로 끌어내렸습니다. '이 파렴치한 여자야! 남의 남편이랑 차에서 그런 짓 하고도 내 앞에서 어떻게 웃어?'라고 고함을 질렀어요. 순식간에 정문 앞이 아수라장이 됐고, 서준이 엄마는 비명을 지르며 제 손을 떼어내려 했지만 저는 온힘을 다해 놓지 않았습니다.
누가 신고했는지 경찰이 와서야 상황이 끝났지만, 저는 이미 그 여자의 민낯을 온 동네에 다 터뜨린 뒤였습니다. 서준이 엄마는 엉망이 된 얼굴로 도망치듯 사라졌고, 경찰차에 타는 순간까지 속이 후련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우리 민지는 어떡하죠? 자기 단짝 친구 엄마랑 아빠가 그런 사이라는 걸 알게 되면 그 상처를 어떻게 감당하라고... 생각만 해도 가슴이 찢어집니다.
2. 불특정 다수가 청취 가능한 상태에서 상대방을 특정하여 부정행위 사실을 고성으로 폭로한 행위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에 해당할 소지가 다분합니다. 공익 목적이 없는 사적 제재는 법이 엄금하고 있습니다.
3. 즉시 감정적 대응을 중단하고 블랙박스 원본과 녹취 파일을 보전하여 상간녀 위자료 청구 소송을 준비하십시오. 본건 폭행은 향후 재판에서 과실상계 사유로 작용하여 귀하에게 불리하게 참작될 수 있음을 명심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