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어이가 없네요. 학점 모자라서 복학 전에 계절학기 하나 겨우 신청해서 듣는 중인데, 휴학생이라 낮에는 자격증 준비에 알바까지 겹쳐서 조별 모임에 두어 번 빠진 게 다예요. 계절학기 특성상 다들 바쁜 거 알면서 품앗이로 이름 올려주는 게 암묵적인 룰 아닌가요? 솔직히 서로 좀 봐주면 되는 거잖아요.
단톡방에도 대놓고 ‘제가 휴학 중인 선배라 평일엔 움직이기 힘들고 주말에 몰아서 자료 보고 피드백 드리겠다’고 양해까지 구했어요. 근데 애들이 읽씹으로 일관하더니 답도 없이 지들끼리 진행하더라고요. 그러다 오늘 발표 당일, 강의실 맨 앞 빔프로젝터에 띄워진 표지 피피티 보는데 조원 네 명 이름만 박혀 있고 제 이름만 깔끔하게 삭제돼 있더라니까요. 빡쳐서 발표 시작 2분 만에 벌떡 일어나 ‘제 이름은 왜 뺐냐’고 따졌더니, 조장이라는 후배가 마이크 잡고 ‘연락도 안 되고 기여하신 부분이 없어서 제외했습니다’라며 표정 하나 안 바꾸고 말하더라고요.
그 순간 억울해서 다리가 풀려 그 자리 바닥에 주저앉아 그대로 통곡해버렸어요. 계절학기 등록금만 80 가까이 내고 휴학까지 미뤄가며 들은 수업인데, 강의실 40명이 다 쳐다보는 앞에서 후배들한테 집단으로 매장당하는 기분이라니까요. 애들은 오히려 저를 방해꾼 취급하면서 ‘교수님께 카톡 캡처본 다 넘겼다’고 협박하듯 쏘아붙이더라고요. 이대로 이름 빠지면 F고 바로 학사경고에 재수강 위기인데 요즘 애들 진짜 너무 계산적이고 무섭습니다. 제가 그렇게까지 잘못한 겁니까?
사건 직후 교수님은 조원들이 제출한 메신저 캡처와 기여도 자료를 근거로 작성자의 과제 점수를 0점 처리했다. 작성자는 학과 사무실까지 찾아가 F로 인한 학사경고와 제적 위기를 호소하며 조원들을 고소하겠다고 소란을 피웠으나 오히려 강의 진행을 방해한 책임으로 징계 위원회 회부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원들은 작성자의 연락을 모두 차단하고 법률 구조 공단의 자문을 받아 대응을 준비 중이며 동기들 사이에서는 40명 앞에서 통곡한 빌런으로 낙인찍혀 완벽한 기피 대상이 됐다. 결국 작성자는 남은 계절학기 수업을 사실상 포기하고 다시 휴학 연장을 고민 중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