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 IT 기업 마케팅팀에서 대리로 일하고 있는 29살 직장인입니다.
회사 생활 5년 차 되니까 웬만한 인간 유형은 다 봤다 싶었는데 이번 건 진짜 손이 덜덜 떨릴 만큼 어이가 없더라고요. 제가 유난 떠는 건지 걔가 선을 넘은 건지 너무 화가 나서 객관적으로 좀 봐주세요.
저희 팀에 들어온 지 2년 된 동료가 있는데 평소에 자기 일 아니면 팀원들이랑 말 한마디 섞는 법이 없고 특히 팀원들 경조사에는 진짜 1도 참여 안 하는 사람이에요. 누가 결혼을 하든 집안에 일이 생기든 축의금은 커녕 얼굴도 안 비추고요. 작년엔 저희 집에 큰 경조사 났을 때도 팀 단톡방에 공지 올라왔는데 읽고도 위로 한마디 없었던 사람입니다.
근데 어제 점심시간 10분 전쯤이었어요. 사무실 한가운데서 다 듣는 목소리로 다음 달에 결혼한다면서 모바일 청첩장을 단톡방에 툭 던지더라고요. 뭐 거기까진 그러려니 했어요. 근데 갑자기 A4 한 장 뽑아서 파트별로 책상 하나하나 돌기 시작하는 겁니다.
가까이 와서 보니까 맨 위에 큼지막하게 '축의금 및 참석 여부 명단'이라고 적혀 있고 이름, 금액, 식사 여부 칸까지 딱 표로 만들어 놨더라고요. 그걸 제 책상 모서리에 툭 놓더니 "대리님, 금요일까지 회계팀에 넘겨야 해서 미리 적어주세요" 하는 거예요.
순간 귀를 의심했어요. 저만 그런 게 아니라 옆자리 동료들도 다 정적 되고 눈치만 보더라고요. 여태 팀원들 경조사엔 코빼기도 안 보이던 애가 자기 결혼한다고 금액까지 적어내라는 게 2026년에 할 짓인가 싶더라고요.
너무 열 받아서 그냥 명단 옆으로 밀어두고 안 적었어요. 그랬더니 오늘 아침 출근하자마자 제 자리로 다시 와서 "대리님, 어제 깜빡하신 것 같아서요" 하면서 똑같은 종이를 또 올려두고 가는 겁니다. 작년에 제 경조사 때 읽씹하던 그 태도가 겹치면서 진짜 피가 거꾸로 솟더라고요.
다른 팀원들은 분위기 어색해질까 봐 3만 원, 5만 원씩 적는 분위기고요. 저는 솔직히 1원도 내기 싫습니다. 근데 팀장이 슬쩍 와서 '그래도 같은 팀인데 챙겨주는 게 좋지 않겠냐'고 압박을 하네요. 이런 상황에서 그냥 모른 척하고 안 내는 게 맞을까요? 그 동료 뻔뻔한 얼굴 볼 때마다 진짜 회사 때려치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