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과제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미쳐버릴 것 같은 막학기 대학생입니다.
이번에 전공 과제에서 후배 한 명이랑 팀이 됐어요. 이름은 유OO이고요. 처음엔 싹싹하게 굴길래 믿고 맡겼죠. 그런데 발표 일주일 남겨놓고 갑자기 단톡방에 장례식장 화환 사진이랑 장지 사진 같은 걸 올리는 거예요. 친할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셔서 시골 내려가야 한다고, 정신이 없어서 연락 못 드려도 이해해 달라고 하길래 처음엔 진심으로 걱정했어요.
저도 예전에 개인적인 일 때문에 전공 수업 하나 말도 없이 드랍하고 팀원들 고생시킨 적이 있어서, 그때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들어 제가 그 후배 분량까지 밤을 새워서 다 했거든요. 팀원들한테는 제가 책임지겠다고 호기롭게 말해놓고, 며칠 동안 카페에서 쪽잠 자면서 겨우 자료 다 만들었어요.
그런데 어제 우연히 인스타그램 부계정으로 들어가 봤더니 기가 막힌 사진이 올라와 있더라고요. 사실 제가 예전부터 유OO의 화려한 일상이 궁금해서 부계정으로 팔로우하고 가끔 훔쳐보고 있었거든요. 할머니 돌아가셨다는 애가 남친이랑 광진구에 있는 비싼 호텔 수영장에서 샴페인 마시면서 신나게 놀고 있는 사진을 실시간으로 올리고 있네요?
해시태그에는 '슬픔을 잊게 해주는 호캉스', '남친이 최고' 이딴 소리 적혀 있고... 진짜 머리가 띵하더라고요. 단톡방에 올렸던 사진들 구글 렌즈로 검색해 보니까 몇 년 전 블로그에 올라온 사진들이었네요. 사람 인성을 어떻게 이렇게까지 쓸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오늘 아침에 뻔깐하게 '언니, 장례 잘 치르고 올라왔어요. 과제는 잘 됐나요?'라고 연락 오길래 아직 읽지도 않았어요. 이거 교수님한테 찌르고 에타에 저격글 올려도 되는 거죠? 진짜 마음 같아서는 그 호텔 쳐들어가서 물벼락이라도 끼얹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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